
자신이 아는 한 아틀라스의 나이에 그처럼 지고한 경지에 도달한 기사는 없다. 그런 사람이 해박하며 지혜롭기까지 하다.
“일단 저기로 가서 뭘 좀 먹죠. 사람들에게 전쟁의 소식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말과 함께 아틀라스가 성큼 성큼 식당으로 발을 옮겼다.
엘리시안도 서둘러 그 뒤를 따라 갔다. 식당을 보니 갑자기 허기가 밀려와 지금까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
“제국과 삼각동맹의 전쟁이 어떻게 됐느냐고…… 요?”
사십대로 보이는 남자가 애매한 표정으로 아틀라스를 바라보았다.
상대가 어려 보여서 생각 없이 되묻는 과정에서 조금 늦게 그의 허리춤에 달려 있는 칼을 발견했다.
허름한 복장과 손때 묻은 칼!
물어 보나 마나 용병이다.
용병은 나이와 무관하게 거칠고 다혈질이다. 당연히 예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말끝을 올린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아틀라스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십대의 남자가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인 후 말했다.
“그거라면 정말 잘 물어 본거요. 솔직히 나보다 더 제국의 정세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요. 왜냐? 그건 바로 내가 배를 타고 오늘 이곳에 도착한 사람이니까! 하하핫!”
남자가 호쾌하게 웃었다.
아틀라스는 물론 엘리시안도 웃지 않았다.
두 사람에게 전쟁은 단지 호기심 이전에 생존의 문제다. 전황이 어떠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으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젊은 남녀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남자가 멋쩍게 턱을 긁었다.

“에,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 제국과 삼각동맹의 전쟁은 소강상태요”
“소강상태라고요?”
아틀라스의 두 눈이 휘둥그렇게 떠졌다.
3군단까지 비밀리에 참전했는데 어떻게 삼각 동맹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단 말인가?
“원래는 누가 봐도 삼각동맹이 박살이 났어야 정상인데……. 그게 라바움 신의 장난인지 황당한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제국이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오”
“무슨 말씀이신지?”
남자가 의뭉스러운 눈으로 아틀라스를 바라보았다.
“그전에 두 분은 용병?”
“그런데요”
“아! 그래서 물어 보는 거구려. 허기사 일거리를 찾고 있다면 지금이 딱 적기인지도 모르오. 제국과 삼각동맹이 한창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하니까. 삼각동맹의 어디를 찾아가도 환영을 받을 거요. 뭐, 전쟁에서 살아남는 게 좀 일이겠지만”
“황당한 사고는 뭐고, 제국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건 뭔가요?”
사내의 말이 이상한 데로 흐르자 아틀라스는 궁금한 것만 콕 찍어 물었다.
“아! 그렇지. 그게 말이오. 원래는 엘루아 공국이 제국을 위해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지 않았소? 항간에는 엘루아 공국이 벌써 제국에 복속 된 게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였는데……”
아틀라스와 엘리시안은 사내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집중했다.
식당 안의 다른 손님들도 궁금했던지 남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우쭐해진 남자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져갔다.
“엘루아 공국에 파견을 나가 있던 제국 기사라는 놈이,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자스민 공녀를 겁탈하고 만 거요”
“헉!”
“허어!”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