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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03. 전장(戰場)의 지배자(9)

전장(戰場)의 지배자(9)

기사의 칼에 맺힌 오라가 눈으로 파고들자 용병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오라를 다루는 마스터의 칼날 앞에서 요행을 바랄 수는 없었다.
'쩡'

귀청이 찢어 질 듯 한 굉음이 코앞에서 울려 퍼졌다.

용병은 저도 모르게 눈을 치떴다.
누군가 자신의 앞에서 제국군 기사를 상대하고 있었다.

성인이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왜소해 보이는 체형의 용병이다.

중년의 용병 아굴라는 조마조마한 눈으로 소년티를 갓 벗은 청년 용병과 제국군 기사의 혈전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벌어진 두 사람의 싸움은 격이 달랐다.

칼이 움직일 때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날카롭게 주변에 울려 퍼졌다.

가끔씩 두 개의 칼이 마주칠 때마다 벼락을 치는 소리가 들려 왔다.

한눈에 보아도 마스터급 전사들의 싸움이다.

두 마스터의 무지막지한 결투로 근처의 작은 싸움은 자연 소강상태에 빠져 들었다.

일반 병사가 집단전에서 마스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게 난전(亂戰) 중에 마스터와 마스터가 만나는 경우다. 마스터급에 이른 전사들은 마구잡이식 육탄전에 발을 담그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용병 부대와 제국군 하위 부대가 치르고 있는 -기록에도 남지 않을- 소규모 전투에 마스터들이 나타난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마스터들의 싸움 결과에 따라 전투의 승패가 갈린다.

용병들과 제국군이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두 마스터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03. 전장(戰場)의 지배자(9)

제국 기사 하벤이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물었다.

“헉! 헉! 이봐! 넌 누구야? 성기사가 왜 용병들 속에 있는 거지?”

아틀라스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나는 성기사가 아니다”

“성기사의 비기(秘技)를 쓰면서 시치미냐!”

“아! 그건 어쩌다 보니 배우게 된 거 뿐이야. 오해하지 말라고”

하벤이 황당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상급의 성기사들이나 터득 할 수 있다는 비기를 자유자재로 사용 하면서 어쩌다 배우게 됐다니? 그러나 본인이 성기사가 아니라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면 상대를 성기사로 착각한 것은 하벤의 명백한 실수였다. 제국을 지탱하고 있는 세 개의 기둥 -기사단과 신전과 마탑- 중 하나인 신전이 용병들의 편에 설 리가 없지 않은가? 그 정도로 하벤은 갑자기 끼어든 용병의 무위(武威)에 놀란 상태였다.

“흥! 성기사가 아니라면 됐다. 그만 죽어라!”

하벤이 한걸음 크게 내딛으며 기습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하벤의 칼끝에서 파란 광망이 길게 뻗어 나왔다. 그것은 지금까지와 달리 짙은 오라 -절정에 다다른 마스터를 상징하는 검기의 증표- 였다.

아틀라스도 지체하지 않고 칼로 기사의 검로(劍路)를 막았다.

'꽈광'


두 사람의 검이 허공에서 부닥치자 천둥치는 소리와 함께 토막 난 검기가 사방으로 날아갔다.

곧이어 두 개의 칼은 마치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는 것처럼 예고도 없이 격렬하게 붙었다가 펄쩍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멍하니 지켜보고 있는 아굴라의 곁으로 늙은 용병 하나가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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