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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08. 전장(戰場)의 지배자(14)

전장(戰場)의 지배자(14)

아틀라스가 망설이자 티아밋이 결정적인 쐐기를 박았다.
“대장이 만들어 주지 않으면 우리가 만들겠소! 어떻게 할 거요?”

티아밋은 단단히 작정을 한 얼굴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스터를 단장을 둔 용병단은, 공식적으로, 없었다. 한동안 레오를 두고 마스터다 아니다 말들이 많았다. 비록 레오가 “용병왕”소리까지 듣고 있지만, 마스터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아틀라스는 다르다. 그는 최근의 전투 속에서 자신이 마스터 임을 증명했다. 동맹 왕국의 상급 지휘관들조차 인정한 마스터다. 젊은 나이를 생각하면 그는 용병계의 전설이 될 수밖에 없다. 아니 미래를 볼 것도 없다. 지금도 동맹의 왕국들 사이에서 아틀라스라는 이름은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그와 정식으로 엮어야 하는 것이다.
용병들이 숨을 죽이고 아틀라스를 바라보았다. 말은 별것 아닌 것처럼 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컸다. 아틀라스가 이름을 만들면 새로운 용병단이 탄생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특무부대로 끝나고 말 것이다.

곰곰 생각하던 아틀라스가 용병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은 내가 이름을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까?”
“……”

기이한 침묵이 장내를 감돌았다.

여관 주인과 여자들까지 그 무게에 눌려 숨소리를 죽였다.

한쪽 볼에 길게 칼자국이 난 용병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그락투스요. 두 달 전의 전투에서 대장 덕분에 살아남았지. 대장과 함께 칼 밥을 먹으려고 따라왔소”

그락투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용병이 일어섰다.

“난 필로티요. 지난주에 대장에게 빚을 졌소. 전에 모시던 단장에게는 작별인사를 하고 왔소”

십여 명의 용병들이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 역시 지난 몇 달 동안 아틀라스 덕분에 목숨을 건진 용병 들이다. 그 속에는 며칠 전에 목숨을 건진 아굴라도 포함되어 있었다.

묵묵히 용병들을 바라보던 아틀라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름은 케룸(Cealum)입니다”

잠시 멍한 얼굴로 듣고 있던 용병들이 술잔을 들고 소리쳤다.

“케룸 용병단 만세!”

“케룸! 좋구나!”

옆 사람과 건배를 하려던 티아밋이 물었다.

“그런데 대장, 케룸이 무슨 뜻이오?”

“천공(天空)이지요”

“아! 천공! 하늘! 캬하! 좋다!”

그 일을 계기로 용병들은 아틀라스가 유식하다는 걸 알게 됐다. 싸움실력에 못지않은 지식이라니! 용병들은 아틀라스에 대해 감탄하고 말았다.

“우리 대장 너무 유식하다”

“몰랐냐? 사제가 되려고 했었다잖아”

“진짜? 역시!”

신전의 고아원에서 자란 이력은 “사제가 되려고 했다”로 미화됐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08. 전장(戰場)의 지배자(14)

용병들의 잡담을 듣고 있던 아틀라스는 묵묵히 양고기를 뜯어 입에 넣었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 같다. 나머지 자잘한 것들은 살아가며 함께 풀어 나가야 한다.

‘하아! 용병단은 일단락 된 건가……’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지만 그래도 막상 닥치고 보니 상당히 심력이 소모된다. 겨우 구성하는 것도 이런데, 앞으로 운영해 나갈 걸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너무 이른 결정이었나……’

문득 후회도 된다. 그러나 돌이키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진행되었다.

용병들이 만들어 내는 시끌벅적한 소음 속에서, 아틀라스는 최선을 다하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밖에 없었다.

서너 명의 여자들이 아틀라스를 노리고 다가왔다. 그러나 아틀라스가 눈길조차 주지 않자 이내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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