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간 프라우드 남작은 남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렇다면 엘리시안을 구해주게”
“네?”
아틀라스가 놀란 얼굴로 되묻자 프라우드 남작은 엘리시안에게 일어난 일들을 다 털어 놓았다.
“…… 결국 한달 전에 엘리시안은 마탑으로 끌려갔네. 그게 엘리시안의 마지막 이었지. 지금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네”
“……”
상대가 침묵하자“이제 어떻게 할 텐가?”하고 물으려던 프라우드 남작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를 악물고 있는 아틀라스의 몸에서 살기가 흘러나왔다.
'드드드드득'
두 사람 사이에 있던 탁자가 격렬하게 몸을 떨었다.
프라우드 남작이 아틀라스를 진정 시키려고 하는 순간이다.
'꽈광'
'콰콰콰쾅'
압력을 이기지 못한 듯 객실의 사방 벽이 터져 나갔다.
아틀라스의 머리 위와 발아래 부분도 뻥 뚫려 버렸다.
부서진 벽과 바닥과 천정의 파편들이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거대한 구체(球體)를 형성했다.
아틀라스는 그 구체 한가운데 -허공에 둥둥 뜬 체로- 서 있었다.
프라우드 남작은 무너지지 않은 한쪽 바닥에 겨우 버티고 서서 아틀라스를 향해 소리쳤다.
“진정하게! 내말 들리나!”
순간 아틀라스의 입에서 천둥 같은 음성이 터져 나왔다.
“칼로스! 코르테즈! 용서하지 않겠다!”
아틀라스의 피 끓는 외침과 함께 삼 층 짜리 여관이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콰르르릉'
숙박하고 있던 손님들과 파티를 벌이고 있던 케룸 용병단원들이 메뚜기 떼처럼 사방으로 튀어 달아났다.
아틀라스의 분노가 하늘에 닿았는지, 짙은 구름이 몰려와 달빛을 가렸다.
'쿠르르릉'
우레 소리가 어두운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곧이어 밤하늘에서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쏴아아아-'
‘어찌 사람이……’
프라우드 남작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공에 둥둥 떠 있던 구체가 서서히 지면으로 내려 왔다.
빗방울이 구체에 닿을 때마다 “치이익!”하고 액체가 기화(氣化)되는 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지나자 구체는 서서히 녹아 내렸다.

잠시 후 비에 젖은 아틀라스가 프라우드 남작을 향해 처벅처벅 다가갔다.
“제가…… 구하겠습니다”
“고, 고맙네”
프라우드 남작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국 마탑이 주는 공포와 신비도 눈앞에 있는 이 남자만 못했다.
아틀라스가 프라우드 남작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프라우드 남작은 움직이지 않았다.
화끈한 열기와 함께 “치이익-”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아틀라스의 몸은 아직 완전히 식지 않았던 것이다.
프라우드 남작의 목울대로 마른 침이 꿀꺽 하고 넘어갔다.
그는 활화산(活火山)과 같은 남자다.
제국의 기사들을 많이 봤지만 아틀라스와 같은 사람은, 맹세코 없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는 듯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