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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부, ICT 게임소관 놓고 ‘미묘’한 신경전

국회-정부, ICT 게임소관 놓고 ‘미묘’한 신경전
◇축사에 나선 최광식 문화부 장관.

“국회에서는 문화부가 을이다.”
“걱정 많으실 텐데 여야가 잘 해결하겠다.”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 신임 회장 취임식 자리에서 최광식 문화부 장관과 조해진, 남경필 문방위 위원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웃음 속에 덕담을 건넸지만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인수위원회가 최근 추진 중인 정부조직 개편안이 계기가 됐다.

22일 전병헌 신임 회장 취임식에는 박병석 국회 부의장, 최광식 문화부 장관, 조해진•유승희 문방위 여야 간사, 남경필 문방위 의원,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 정치권 및 정부인사가 참여했다.

박병석 국회 부의장부터 시작된 축사가 조해진 문광부 새누리당 간사로 이어졌을 때, 조 간사가 갑자기 식순을 바꿨다. 최광식 문화부 장관부터 축사를 건네도록 배려한 것. 조 간사는 “최광식 장관이 갑이니 먼저 축사하는 게 맞다”며 말했다.

축사에 나선 최 장관은 “국회에서는 문화부가 을이다”는 말로 최 간사에 화답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농담처럼 볼 수 있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입법부 소속인 국회의원이 행정부 소속인 장관보다 ‘갑’이라 할 수 있다. 해외출장 등에 있어선 차관급 대우지만, 국정감사를 통해 해당 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할 수 있고 국민들이 직접 뽑은 대표이기 때문에 높은 위치로 본다.

국회-정부, ICT 게임소관 놓고 ‘미묘’한 신경전
◇축사에 나선 남경필 문방위 위원

그럼에도 조 간사가 최광식 문화부 장관에게 ‘갑’ 대우를 해 준 것은 최근 불거진 ICT 역할론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수위는 ICT에 문화부가 담당하는 디지털콘텐츠를 이관시키겠다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디지털콘텐츠 속에 게임산업이 들어가는지를 놓고 문화부와 관련업계의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문화부는 지금껏 게임산업 주무부처로서 역할을 다 해왔기에, 지속적으로 게임산업을 맡고 싶다는 입장이고,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게임 또한 디지털콘텐츠이기에 ICT 산하에 두는 것이 체계상 맞다며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기류는 남경필 문방위 위원의 축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남 의원은 “장관님 요즘 고생이 많으신 걸로 안다”며, “여야가 잘 (합의해) 해결하겠다”는 말을 최 장관에게 전했다.

문방위 의원들이 ICT에 대해 찬반 뚜렷한 입장을 전하지는 않았다. 문방위 소속 의원들인 만큼 ICT에 게임산업이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해석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전병헌 의원이 문화부의 규제와 게임물등급위원회에 존속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온 만큼 문화부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오늘 취임식에는 오늘 취임식에는 박병석 국회부의장, 조해진, 유승희 문방위 여야 간사, 남경필 민주당 의원,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홍상표 콘진원장, 최관호 게임협회장, 서태건 부산진흥원장 등 정관계 인사가 참석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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