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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이해진-카카오톡 김범수 의장 '동지에서 경쟁자로'

NHN 이해진-카카오톡 김범수 의장 '동지에서 경쟁자로'
◇NHN 이해진 의장(좌측)과 카카오 김범수 의장

NHN과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대결이 본격화 됐다. NHN은 400억 원을 투자해 '라인플러스' 설립한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톡에 도전장을 내민 것. NHN과 카카오를 이끄는 NHN 의장 이해진, 카카오 의장 김범수 의장의 대결이다. NHN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지가 경쟁자로 탈바꿈 했다.

대결 구도는 일단 무료 메신징 서비스 시장에서 펼쳐졌다. 국내시장은 카카오 '카카오톡'이 점령했고, 일본 시장은 NHN의 '라인'이 대세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국내 게임시장에 핵폭탄급 격변을 이끌었다면, '라인'은 일본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상승할 정도로 영향력을 키웠다. 한국과 일본시장을 나눠가진 두 사람의 대결은 현재 1대 1 무승부다.

다음 대결 무대는 소위 말하는 종합 서비스다. 카카오는 게임, 카카오스토리, 패션, 콘텐츠 서비스인 페이지 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해가고 있다. NHN이 네이버 검색포털에서 뉴스, 블로그, 메일 등 인터넷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NHN은 모바일 네이버의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TV 광고까지 동원한 '네이버 앱'으로 모바일에서도 사용자를 끌어안는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모바일 네이버'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새로운 모습을 제시해가고 있다.

NHN과 카카오의 이같은 사업확장은 두 의장의 다른 듯 서로 너무나 닮은 삶의 궤적에 더해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은 목표와 비전을 세운 결과때문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 네이버와 최대 게임포털 한게임을 만든 서울대 동문으로 1990년에 학사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삼성SDS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삼성SDS 사내벤처 창업열풍에 뛰어들어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즈'이, 1999년엔 '네이버컴'이 설립됐다.

2001년 두사람은 한게임과 네이버컴을 합병해 국내 인터넷 시장을 뒤흔들었다. 'NHN(Next Human Network)'라는 사명으로 합쳤지만 '네이버(N) 한게임(H) 네트워크(N)'가 더 정확한 설명이었다. 불과 2~3년만에 NHN은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포털 1등, 한게임은 게임포털 1등이됐다.

NHN이 국내 인터넷 서비스에 남긴 결과물은 1등 인터넷 기업이라는 결과보다 '사용자 수'라는 막강한 무기를 가진 기업의 영향력이다. 두 의장 모두 이같은 사실에 적극적으로 주목했고, 포털 네이버와 한게임의 위력을 십분 이해하고 적극활용했다.

네이버는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 몇몇개를 제외하고는 섭렵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1등이 됐다. 한게임은 게이머의 호불호가 엇갈리는 게임 콘텐츠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새로 론칭하는 온라인게임 회원 숫자 확보에 곤란했던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

모바일이라는 신세계가 열리자 두 사람이 '사용자 플랫폼'에 주목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사용자를 사로잡았고, NHN은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시장을 먼저 내다본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먼저 국내 시장을 점령했다. 사람들이 PC를 켜면 네이버부터 보는 것처럼, 카카오톡을 스마트폰에 반드시 깔아야만 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리 늦지 않게 '라인'으로 일본을 점령해버린 이해진 의장과 NHN이라는 공룡의 저력도 무시무시하다.

그래서 두 의장의 대결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라인플러스'를 설립한 것도 이해진 의장이 카카오에 대응하기 위한 치밀한 계산으로 풀이된다. NHN이라는 거대 조직 보다는 슬림하지만 탄탄한 새로운 조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 전장의 북소리가 울린 것이다.

김범수 의장은 NHN을 떠나며 "항구에 정박한 배에 있는 것이 싫어 NHN을 떠났다”며 공룡의 안주를 지적했고, 이해진 의장은 지난해 "NHN에서 치열함이 없어졌다"며 쓰디쓴 쓸개를 씹은 바 있다.

2007년 7월 김범수 의장이 NHN USA 대표직을 내놓으면서 두 사람은 갈라섰고 어쩌면 경쟁은 그 때부터 시작됐을 수도 있다. 이제 두 거목의 경쟁 무대는 한국, 일본을 너머 세계로 펼쳐진다. 카카오톡과 라인 모두 올해 목표를 글로벌 진출로 잡았다. 두 사람이 눈독 들이고 있는 시장은 먼저 중국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피할 수 없는 승부는 멀지 않았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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