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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게임 업체 출시 연기 마케팅 유행

2년여를 넘게 출시를 연기해 온 블리자드사의 PC게임 ‘디아블로2’의 성공에 따라 국내 PC게임 개발사들도 제품 발표 시기를 연기하는 ‘전략적 딜레이’에 나서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판타그램(대표 이상윤), 손노리(대표 이원술), KRG(대표 박지훈),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 조이맥스(대표 전찬웅) 등 국내 인기 게임 개발사들이 현재 개발 중인 자사의 주력 게임들의 출하 시기 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판타그램은 당초 7월로 예정했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킹덤언어파이어’의 출하시기를 9월말로 연기했으며, 손노리는 롤플레잉게임 ‘악튜러스’와 호러게임 ‘화이트데이’의 출하시기를 1년째 미뤄오고 있다.

KRG도 액션롤플레잉게임 ‘열혈강호’의 출하시기를 올 12월로 늦췄으며, 위자드소프트의 ‘쥬라기원시전’도 1년이 경과한 올 10월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조이맥스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아트록스’역시 9월말로 출하시기를 1개월 조정했다.

이처럼 게임 개발사들이 출하 시기를 연기하고 있는 것은 1차적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나, ‘디아블로2’의 메가톤급 폭풍이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용산 등 유통 업체들의 경우 전통적인 성수기인 방학 시장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2 특수를 지속하기 위해 국산 게임의 출시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디아블로2’는 게임 업계 사상 최대의 마케팅 작전이 가져온 산물이다. 계속된 ‘디아블로2’의 발매예상 시기 발표와 연기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제작자의 의도도 있었겠지만 실제 블리자드가 노렸던 것은 엄청난 기대효과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통해 ‘디아블로2’는 2년간이나 가장 기대되는 게임 리스트에 올라 있었으며, 지난 6월말 출시이후 국내 소매시장에서 30%가 넘는 프리미엄이 붙은 채 팔려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개발사들도 출하시기에 맞춰 급하게 제품을 발표하던 예전의 관행을 깨고 제품 완성도와 기대심리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발표 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것.

얼마전까지만해도 자금 여력이 없던 국내 개발사들은 ‘일단 출시하고 보자’는 식의 개발을 진행해 온 탓에, 발매 후 수정 패치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조이맥스 전찬웅 사장은 “영세했던 개발사들이 자금 회전을 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출시해 왔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제품 출시를 다소 늦추더라도 완성도에 치중하는 게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판타그램이나 위자드 등은 해외 시장 동시 출하를 목표하고 있어, 그래픽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재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 9-10월 경에 국내 주요 개발사들의 게임 출하가 집중될 전망이어서 국내 업체들 간 치열한 경쟁 무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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