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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한빛소프트 사장

3분 먼저 움직이는 경영인

김영만 사장을 두고 흔히 ‘스타’로 ‘스타’가 된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의 ‘스타 후기’에는 지금껏 밝히지 못한 사연이 담겨 있다.

고등학교까지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말썽 많은 촌놈(?)이었던 그는 초등학교 1학년 시절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낙엽이 많이 떨어지던 어느 가을, 마루 끝에 앉아 있다가 문득 낙엽을 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머니가 나오시더니 “영만아, 마당 좀 쓸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쓸겠다는 생각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하기가 싫어졌다.

무언가를 하려고 생각했을 때 누군가 그것을 하라고 시키면 갑자기 하기 싫어지는 이런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김영만 사장은 어린 시절에 겪은 이 경험을 통해 ‘3분 먼저 생각하고 3분 먼저 행동하라’는 삶의 철학을 얻었다. 항상 고객보다, 경쟁사보다 먼저 생각하고 먼저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바로 김영만 사장이다.


영업사원에서 스타 메이커로

1988년 광운대학교 전산과를 졸업하고 LG소프트에 입사하여 연구개발직원으로 근무하던 김 사장은 91년부터 컨수머 대상의 게임과 교육용 타이틀, 공공기관 대상의 소프트웨어 행망 조달 등의 마케팅·영업·외주개발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이것이 김영만 사장을 게임 업계에 입문하게 만든 동기였다.

97년초 한빛의 모회사인 LG소프트 패키지 사업팀 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IMF를 맞게 된다. 불황으로 인해 용산의 컴퓨터 관련 업체들은 쓰러져 갔다. LG소프트도 91년 게임사업에 투자한 이후 6-7년 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게임사업을 접기 시작했다.

이 때 김 사장은 경영진을 설득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블리자드로부터 ‘스타크래프트’의 판권을 따내 온다. ‘스타크래프트’는 98년 4월에 출시돼 그해 12월까지 11만4000장이 판매됐고 그것으로 생명을 다한 것으로 여겨졌다.


스타크래프트의 탄생

그러나 김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와해 직전의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생각하고 LG소프트에 분사를 요청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만류했으나 김 사장은 ‘스타크래프트’를 포함한 게임·교육용 타이틀 등 컨텐츠를 3억원에 이관 받아 한빛소프트를 설립했다.

당시 상황은 자본금 1억, 총직원 6명으로 182평이나 되는 사무실이 무척 넓게 느껴졌던 단촐한 시작이었다. 그 때까지만해도 게임 시장의 미래는 어두웠으며, 스타크래프트가 우리 사회 전반에 초강력 신드롬을 일으킬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한빛소프트는 몰라도 ‘스타크래프트’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만큼 이 게임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파급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PC방을 비롯해 각종 부가 산업의 활성화를 가져왔으며, 150만의 고용창출로 IMF 위기 탈출의 기폭제로 활약했다.

‘스타’는 1년 10개월만에 120만장 판매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고 급기야 소프트웨어 최다 판매왕이라는 타이틀로 기네스 북에 실리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 전술 전략에서 기업 경영 이론을 도출한 스타크노믹스라는 경제학 책으로까지 만들어 졌다.

또한 게임을 오락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인식시켰으며, 프로게이머·e-스포츠 등의 신종 직업과 문화를 탄생시켰다.


새로운 분야에의 도전

이 같은 영향력으로 스타크래프트는 어떤 타이틀처럼 한빛소프트를 따라다녔다. 김 사장은 “스타크래프트는 분명히 한빛소프트를 안정적 기반 위에 올려준 효자였다. 그러나 이 게임은 한빛의 것이 아니다. 앞으로 한빛은 스타크래프트로 강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자체 콘텐츠 개발 사업에 주력할 것이며, 국내 소비자를 위한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한빛소프트는 단순한 게임 유통회사는 아니다. 스타크래프트때문에 게임회사 이미지가 굳어진 것이다. 최근의 사업 다각화는 그 동안 추진해 오던 것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

이미 한빛소프트 부설 정보기술연구소에서는 방대한 스케일의 온라인 게임을 개발 중이며 인클론·메쏘드21 등의 미니게임업체에 투자해 향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에듀테인먼트 사업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하는 교육용 콘텐츠를 개발하여 클릭 초등영어, 초등수학, 중학학습1·2 등을 출시하였으며, 영국 BBC사와 계약을 맺고 텔레토비·핑구·월리스와 그로밋 등을 공급하기도 했다. 최근엔 교육용 타이틀 개발 업체로 유명한 미국 스칼라틱사의 ‘I Spy’ 시리즈를 출시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김영만 사장은 현재 국내 PC게임 시장이 개발사들의 중복 투자로 인한 특정 분야 아류작이 양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려 업계의 비효율 구조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 동안 게이머와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이익을 되돌려 주는 일환이기도하다. 장기적으로는 프로게이머를 위한 교육기관 설립과, 외산 타이틀에 대한 공동 협상 창구인 유통사협의회 구성도 고려하고 있다.


컨수머 시장에서 기업 시장으로

김 영만 사장이 기대를 걸고 있는 또 다른 사업 분야는 기업용 솔루션 시장이다. 한빛의 솔루션 사업부에서는 21세기 최고의 기업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는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개발에 전력을 다해 최근 ‘K-Station’의 자체 개발을 완료했다.

또한 매킨토시 사용자를 위한 국내 최초의 PDF 변환프로그램인 ‘PDF Invader’ 완성을 앞두고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은 매킨토시 ‘쿽익스프레스’ 파일을 PDF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으로, 국내의 모든 서체를 지원하기 때문에 문서를 변형 없이 완벽하게 변환해주는 획기적인 소프트웨어이다.

김 사장의 주변에서는 게임사업에만 집중하라는 충고를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김 사장의 생각은 또 틀리다. “스타크래프트로 한빛소프트에 친숙한 학생들이 성장해서 훗날 기업인이 되었을 때, 한빛소프트의 브랜드만으로도 한빛의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사업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한빛은 새 사업의 비전을 인정받아 지난 6월 국내외 유수 투자회사들로부터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내년 5월 코스닥에 진출하는 한편 미국·일본·중국 등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에 대해 김영만 사장은 “한빛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정보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미션을 달성할 것이다. 최종 미션은 고객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주주와 사원이 만족하는 참다운 기업상을 실현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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