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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위기론 대두

고속 성장을 지속해 왔던 온라인게임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PC방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초고속망 개인 사용자들이 증가하면서 PC방을 중심으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수익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31일 인터넷멀티문화협회(회장 박원서)에 따르면 전국 PC방 수는 지난해 1만7000개에서 10월말 현재 2만2000개 수준으로 늘었으나, 과당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PC방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관계자는 이미 국내 PC방은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올연말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초창기 PC방들을 시작으로 대규모 퇴출이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대략 5000여개 PC방이 문을 닫거나 대형 업체로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PC방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업자들 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초고속망 가입자가 3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게이머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NC소프트(www.ncsoft.co.kr 대표 김택진)나 넥슨(www.nexon.co.kr 대표 김정주) 등 메이저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자사 게임의 PC방 공급 가격을 인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전체 매출의 60-70%를 PC방을 통해 올리고 있어, PC방 붕괴가 매출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NC소프트의 경우 우수 고객을 상대로 11월부터 자사 게임 리니지의 PC방 공급 가격을 최대 26%까지 인하하기로 했으며, 넥슨도 추가 비용 없이 PC 1대당 2만원 이하 가격으로 자사의 모든 온라인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가격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이 정도의 가격 인하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PC방이라는 독특한 인프라가 육성한 산업으로, 회선 사용료와 게임 사용료를 업주가 모두 부담함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부담없는 가격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리니지나 바람의 나라와 같은 게임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게임의 우수성보다 PC방 인프라의 경제성 때문이었다.

사용자들이 PC방이 아닌 가정에서 유료 온라인게임을 즐길 경우 초고속망 사용료(3만-5만원)와 게임비(약 3만원)를 합쳐 6만-8만원에 달하는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유료 온라인게임을 즐기기에는 부담이 크다.

실제 초고속망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개인사용자 대부분은 한게임 포트리스2 등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무료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요컨대 지금 온라인게임 업계의 위기는 과포화 상태에 이른 PC방의 붕괴개인사용자의 증가메이저 업체들의 시장 과점투자 집중으로 인한 무료 온라인게임의 증가가 복합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며, 단기 처방만으로는 시장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PC방들의 수익이 악화되면서 NC소프트나 넥슨 등 유력 온라인게임 업체의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불황의 방증이다.

수익성이 악화될수록 PC방 업주들이 새로운 게임보다는 기존의 인기 콘텐츠를 구매하려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게임 콘텐츠를 구비하지 못하는 PC방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도 예견된 수순.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사용자 규모를 볼 때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미 성장의 정점에 와 있다며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저렴한 유료 콘텐츠 확충을 위한 업계 공동의 대응책이 마련돼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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