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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메모] 게임업계 주장은 누구인가

[[img1 ]]2년 전 2006년. 월드컵의 열기로 온 나라가 들썩였고 조금 아쉬운 결과에 실망도 했다. 그로부터 4년 전인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는 단지 '꿈'인 줄로만 알았던 월드컵 16강에 진출해 꿈을 현실로 만들었고, 나아가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온 나라는 붉은색 물결이었고 하늘은 파랬다. 지금 주가를 올리는 이근호, 기성용은 당시엔 국가대표가 아니었으며, 길거리에서 파는 김밥은 한 줄에 천원이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렸던 월드컵 4강 주역들은 하나 둘 현역생활을 마감했으며, 오로지 ‘박지성’만이 그 역사적 순간의 산 증인인양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자 국민적 스포츠 스타인 박지성은 이제 2년 전과는 사뭇 다른 사람이 돼 있다. 물론 그의 겸손한 태도나 바른 언행은 '스타'라는 위치와 어울리지 않는 듯하여 더더욱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지만 결국 그런 입지를 가진 박지성에게 돌아온 것은 또 다른 '짐'이었다.


월드컵 이후 약간의 침체기를 거친 한국 축구는 몇 명의 사령탑을 교체하고 다수의 선수들을 대표팀에 불러 테스트 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특유의 '냄비근성'으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비난했고 약간의 여유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갈아치우는 신속함을 보여줬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박지성에게 주어진 '영광스런 짐'은 바로 '완장'이었다. 얼마 전부터 우리는 너무나 낯설게도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달리는 박지성을 볼 수 있게 됐다. 왜 박지성이어야만 했을까.


게임업계가 불황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사회 전반적인 불경기와 불황 탓에 소위 '돈 좀 있는' 회사들도 돈 쓰기를 꺼려하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게임업계도 불황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게임업계의 불황을 타파할 수 있는 '완장'을 가져야 하는 이는 누구일까.

몇 달 있으면 2년 전 선임된 권준모 게임산업협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우리나라 게임업계는 새로운 게임산업협회장을 맞이해야 한다. 물론 모든 것들을 단 번에 바꿀 수 있는 전지전능한 자리는 결코 아니지만 이 업계 전반의 '완장다운 완장'이라 부를 수 있는 자리가 이 자리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준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이라는 칭호를 가진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혹평하자면 '산업적으로 성공한 게임을 만드는 나라'에 불과할 뿐이다. '헤일로', 'GTA', 'WOW'처럼 전세계적 기대를 받는 게임이나 세계 게임산업의 이슈가 되는 획기적 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우리가 만드는 그래서 우리가 즐기는 게임은 '즐길 거리'가 아닌 '산업'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업계 상황 속에서 게임(Game)이라는 단어의 본디 개념인 '즐기는 놀이'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완장'은 누가 가져가야 할까. 오래 전부터 업계 1위라 일컬어 온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완장을 가져야 할까? 아니면 최근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인 T3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네오위즈? 엠게임?

앞서 언급한 축구에서의 예와 같이, 게임업계도 약간의 침체기는 있을지언정 침체기와 암흑기를 대변하고 타파할 수 있는 코칭스태프와 '완장'을 찬 주장의 역할을 할 무엇인가가 너무도 절실한 요즘이 아닌가 싶다.

상당부분 어폐가 있고 합리적이지 못한 글이라는 것은 필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비교나 언급을 통해서라도 필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즐기는 놀이'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은 같을 것이다. 단순하게 많은 사람들과 게임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그것은 단지 모든 사람들의 습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나라 게임계의 주류 게임들이 아닌가 싶다.

'즐기는 놀이'로써의 Game을 만들어도 운영되는 개발사. 이익의 극대화라는 어울리지 않는 굴레를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개발사. 이러한 회사를 만드는 것은 단지 허황된 꿈일까?

게임이 산업이 되고, 그렇게 성장한 산업이 본질을 먹어치워버린…

시대가 변했어도 본질을 원하는 많은 이들은 그대로 존재한다. 지금도 그들은 현재를 안타까워하며 자신들의 꿈꾸던 꿈을 위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김밥은 한 줄에 천원인 것처럼……

안상환 데일리게임 취재편집부장
(ash@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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