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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거, 20억 매출 비결은 과도한 사행성?

네오위즈게임즈의 인기 야구게임 '슬러거'의 상업적 성공 비결이 과도한 사행성 아이템 판매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6일 2008년 4분기 '슬러거' 매출이 6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슬러거'는 3분기 대비 41% 성장한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월 평균 매출 20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슬러거'의 높은 매출이 사행성 아이템 판매에서 비롯됐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슬러거'의 매출 비중이 선수 카드 뽑기용 아이템인 '드래프트권'에 쏠려 있는데 '드래프트권'의 복권 성향이 게임의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능력치가 뛰어난 선수를 뽑을 수 있는 '국가대표 드래프트권'은 현금 1만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통해 구입 가능한데 단 한 명의 선수만 얻을 수 있고 랜덤하게 선수 카드가 결정된다. 게이머가 원하는 포지션과 원하는 능력치를 보유한 선수가 한번의 드래프트로 나올 확률은 극히 희박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한 포지션을 채우기 위해 여러번의 드래프트를 반복해야 하고, 수준급의 선수로 라인업을 꾸리기 위해서는 수십만원의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특정 선수 카드 구입 비용을 예측하는 일은 아예 불가능할 정도다. 지금은 라이센스 만료로 신규 구입이 불가능한 박찬호 카드의 경우 적게는 수십 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들여도 손에 넣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네오위즈게임즈가 박찬호를 비롯한 일부 인기 선수 카드에 월등한 능력치를 부여해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뽑기를 부추겨 왔다고 지적한다.

이용자간 거래 시스템이 없는 점도 문제다. 게이머간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내게 필요하지 않은 카드의 경우 방출하는 방법밖에 없다. 카드를 방출할 경우 돌아오는 보상은 드래프트권 구입 비용과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해 게이머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많은 '슬러거' 이용자들이 "거래 시스템을 업데이트 해달라"며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개발사인 와이즈캣과 네오위즈게임즈는 "조만간 업데이트할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거래 시스템 도입을 1년이 넘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거래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도입할 경우 매출액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슬러거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드래프트권은 아이템이라기 보다는 복권에 가깝다"며 "1만원을 들여 구입한 아이템이 게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누구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오위즈게임즈와 와이즈캣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한 '슬러거' 이용자는 "굳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하다"며 "게임과 이벤트에 착실히 참여한다면 과다한 지출 없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슬러거'와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마구마구'도 카드 뽑기 시스템과 카드 조합 룰렛 시스템 등으로 인해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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