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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출시 임박? 모바일게임 업계 변혁 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올 4월부터 위피(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 WIPI)의무화를 폐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의 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위피는 과거 정보통신부가 국내에 출시되는 모든 휴대전화에 내장하도록 지정한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플랫폼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 해외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위피 의무화’ 규정 때문이라는 소리도 많았다. 때문에 오는 4월, 위피 탑재 의무화가 폐지되면 아이폰을 비롯한 위피 미탑재 외산 단말기들이 자유롭게 국내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아이폰의 출시가 '시간문제'란 이야기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모바일 게임 업계에도 변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폰의 출시가 단순히 새로운 핸드폰이 하나 등장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파장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공개했다. 영국에서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삼성만의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한 것.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구글, MS 등 굴지의 기업들도 앱스토어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갖췄다.

앱스토어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Application Store)의 줄임말로 애플이 아이폰, 아이팟 터치용 응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코너의 이름이다. 작년 7월부터 오픈한 앱스토어는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은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앱스토어로 전 세계 아이폰, 아이팟 터치 이용자들의 발길을 끌어 모았다.

특히 앱스토어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응용프로그램이 게임이다.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되는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가운데 게임이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앱스토어는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일대 변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존의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대한민국의 이동통신사를 독점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을 통해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게임은 이동통신사들과의 협약을 통해 제공됐고 게임을 제공할지 안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이동통신사였다.

하지만 앱스토어가 정착되면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굳이 이동통신사와 연계해서 게임을 공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가정일 뿐이지만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후 빠른 속도로 국내 휴대폰 시장을 장악한다면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단순히 애플의 앱스토어에 게임을 등록하는 것 만으로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앱스토어에 게임을 공급한 바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 관계자는 "앱스토어 출시한 게임의 반응이 좋다"며 "앱스토어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올해에도 많은 수의 게임을 앱스토어에 등록하기 위해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상당함을 의미한다.

앱스토어는 모바일게임 업체뿐만 아니라 개인이 개발한 응용프로그램도 손쉽게 등록이 가능하다. 10만원 정도만 지불하면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툴을 제공받을 수 있고 그 툴을 사용해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등록만 하면 된다. 그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이 일정량 이상이 되면 수익의 70%를 개발자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이는 이동통신사와 모바일게임 업체와의 관계에 주요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그 동안 이동통신사의 콘텐츠 공급자에 지나지 않았던 모바일게임 업체가 이동통신사의 품을 벗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모바일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앱스토어가 오픈되면 지금껏 이동통신사가 누려왔던 권력이 상당부분 축소된다"며 "때문에 이동통신사가 앱스토어의 한국진출을 곱게만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앱스토어의 등장으로 변화되는 것은 모바일게임 업계만은 아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의 모든 이용자가 자유롭게 응용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앱스토어지만 게임에 한해서는 국내 이용자가 다운로드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든 게임들이 한국 출시 이전에 게임위로부터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들이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려면 그 전에 게임위가 심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말은 전 세계에서 시시각각 등록되는 수백, 수천개의 게임들을 게임위가 모두 다 심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다.

게임위로서도 아이폰이 출시되면 앱스토어에 등록되는 게임에 대한 심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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