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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워3' 틀에 끼워 맞춘 '스타2'

21일 오전 기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트라이베카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시연장에 다녀왔다.

11시 시연장이 공개되고 본격적으로 최신 버전의 스타크래프트2를 플레이했다. 처음 눈에 보인 화면은 대기실 화면. 오른쪽에 자신의 아이디와 대기방들이 정렬된 모습이 워크래프트3를 연상하게 만든다. 종족 선택창에서 레드와 블루로 색깔이 정해진 것이나 밸런싱 조정 탭이 존재하는 것도 워3와 별반 다르지 않다. 스타트 키를 누른 뒤 로딩 화면이 뜨는 것도 똑같았다. 이 느낌만으로도 워크래프트3의 구조에 스타크래프트 유닛을 채운 게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프로토스 주병력 '스토커'…마더십 위력 막강
스타크래프트2는 첫 시작부터 스타크래프트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졌던 일꾼 4기 체제를 과감하게 6기로 확대했다. 이 경우 경기 초반 일꾼 하나를 무시하면 전략적인 플레이가 더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4프로브, 5프로브에 진출해 상대 본진에 게이트웨이를 소환했던 경기를 봤을 때 6기의 일꾼이라면 본진뿐 아니라 확장기지도 동시에 장악할 방법이 있다.

우선 스타크래프트2 첫 공개 때부터 화제가 된 프로토스의 마더십을 확인하고 싶어 프로토스를 먼저 택했다. 무난히 파일런을 늘리고 게이트웨이를 소환했다. 이때 게이트웨이를 더블 클릭하자 소환된 게이트웨이가 모두 선택됐고 자원량에 맞춰져 병력 생산을 할 수 있어 편했다.

프로토스의 주병력은 사이버네틱스 코어를 소환한 뒤 생산할 수 있는 스토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블링크가 효과 만점의 스킬이기 때문. 시연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저그전에서 초반 질럿으로 압박해 성큰 콜로니를 강요한 뒤 스토커를 생산해 성큰 콜로니를 무시하고 본진으로 바로 공격하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후 목표한 마더십을 확인하기 위해 프로토스의 모든 건물을 소환했다. 하지만 스타게이트나 로보틱스 등 공중 유닛을 생산하던 건물에서 마더십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넥서스를 클릭해보니 하단 아이콘에 마더십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클릭을 했더니 생산 타이밍이 120초나 돼 한 세월을 기다려야만 했다.

저그의 거센 뮤탈리스크 공격을 스토커와 피닉스 조합으로 막아낸 순간 마더십이 출현했다. 마더십의 패시브 스킬은 주변 아군들을 보이지 않게 가려주는 것이다. 즉 원작의 아비터 역할을 해주는 것. 또 일정 시간 아군의 건물의 방어력을 높여주기도 했다.

방어에 성공한 뒤 마더십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상대 병력을 향해 시전할 수 잇는 웜홀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적군을 빨아들이며 공격하는 웜홀을 삽시간에 적군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언제든지 아군 건물이 있는 곳으로 순간 이동을 할 수 있어 공격 중에 적군에 기습을 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테란 리퍼 전략의 핵심될 듯
프로토스의 시연을 마친 뒤 두 번째 종족으로 테란을 택했다. 상대를 하는 다른 기자들이 모두 저그를 택해 어쩔 수 없이 택한 종족이 테란. 가능하면 많은 종족을 해보고자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일꾼 6기를 나눠 자원채취를 시킨 뒤 서플라이를 건설했다. 특별한 업그레이드 없이 접었다 필 수 있어 입구를 틀어 막는데 유용했다. 하지만 원작의 서플라이와 비교했울 때 크기가 작아져 시각적으로는 입구를 틀어 막기에 버거워보인다.

초반 생산건물인 배럭은 한 동안 머린밖에 생산할 수 없다. 추가 유닛을 생산학 위해선 기본적으로 배럭에 테크 랩(Tech Lab)을 붙여야만 했고 언덕을 마음대로 뛰어넘을 수 있는 리퍼를 생산하기 위해선 머크 헤븐을 추가 건설해야만 한다.

하지만 리퍼를 보유하고 나서는 건설에 건설을 반복하는 수고로움도 충분히 보상됐다. 언덕을 자유자재로 뛰어 넘을 수 있어 기동력이 상상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저글링이 길을 따라 오가는 동안 리퍼는 언덕을 뛰어 넘으며 드론을 공략할 수 있었고 쌍권총의 빠른 공격속도로 짧은 시간에 많은 피해를 줄 수 있었다. 또 업그레이드로 듀터리움(수소폭탄)을 투척한다. 이 듀터리움은 일정시간 마인처럼 지상에 박혀 적군 유닛에 반응해 폭발한다.

테란은 이번 버전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유닛을 추가했다. 뮬(Mul)이라고 명명된 이 유닛은 미네랄이 아닌 커맨드센터의 마나로 생산할 수 있다. 스캔이 사라진 대신 커맨드센터에 마나가 차 있는데 게이머는 이 마나로 뮬을 생산할 것인지 스캔으로 활용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한다.

뮬의 역할은 SCV의 중요임무인 자원채취. 블리자드 측에 따르면 SCV 한 기가 한 번에 6의 미네랄을 캘 수 있는데 뮬은 한 번에 15의 미네랄을 캔다. 즉 자원을 빠르게 모아 병력 생산이나 건물을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유닛이다. 뮬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폭을 하기 때문에 다시 생산하기 위해선 마나를 소모해야만 한다.

뮬의 역할만 노출하면 '테란 사기'라는 말이 나올 것 같지만, 프로토스에는 이번에 새로 다크 파일런이란 건물을 추가해 프로브의 자원 채취 효율을 높였다. 다크 파일런의 영향 아래에 놓인 프로브는 자원을 더 빨리 캐며, 저그는 퀸의 업그레이드로 라바를 끊이지 않고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드론을 생산하던지, 병력을 생산하던지 그것은 게이머 마음대로다.

◆저그 로취-히드라리스크 구분이 안 돼
아쉽게도 정해진 시간이 있어 저그는 체험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상대한 기자들이 모두 저그를 택했기 때문에 일정부분 간접 체험으로 저그의 특징을 알 수 있었다. 저그의 경우 원작에서 강점으로 작용한 기동력을 더 이상 발휘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프로토스와 테란이 스토커와 리퍼 등 빠른 유닛을 보유한 반면 저그는 여전히 저글링으로 기본 유닛을 꾸려야했기 때문이다. 저글링은 원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다른 유닛들이 강해져 상대적으로 약해보이기만 했다.

하지만 초반에 생산할 수 있는 로취가 섞인다면 저글링의 위력이 강해보였다. 로취의 특성인 HP 회복능력 때문에 적군들의 일점사가 효용성이 떨어지며 저글링의 공격력이 빛을 발하는 것. 아드레날린이 사라지긴 했지만 경기 초반부터 조합된 병력으로 위용을 뽐낼 수 있었다.

단점이라면 로취와 히드라리스크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 두 유닛이 섞여 있을 경우 피부 밖으로 튀어나온 뼈들이 비슷해 보여 세심한 컨트롤을 할 수 없었다. 또 해처리의 수호자로 당초 알려졌던 퀸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것도 아쉬웠다. 리퍼 수 기만 보유해도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한층 밝아진 그래픽…밸런스는 아직
지난해 블리즈콘 때 공개된 스타크래프트2에 비해 이번에 공개된 스타크래프트2는 한층 밝아진 그래픽을 선보였다. 다소 어두웠던 배경들이 밝아지며 배경과 유닛이 확연히 구분돼 보였다. 또한 유닛의 윤곽선들이 한층 부드러워지며 깔끔한 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당초 우려와 달리 200의 유닛을 꽉 채운 상황에서도 유닛들이 빠르게 움직여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밸런스 면에서는 아직 합격점을 줄 수 없다. 블리즈콘에서 공개한 이후 추가 유닛이 뮬 하나밖에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밸런스 작업에만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닛들의 유불리가 확연히 드러났다. 가장 변화가 심했던 저그가 초반 유닛의 활용도가 적어 가장 약해보인다.

블리자드 본사에서 이번 행사를 위해 파견한 PR 매니저 밥 코레이코 역시 "밸런스 작업은 개발진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며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밸런싱 조정 작업의 중요성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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