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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블리자드의 공허한 메아리

[[img1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방한 할 때마다 기자들에게 "한국 시장은 그 어떤 시장보다 중요한 곳이며,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고 밝혀왔다. 지난 21일 '스타크래프트2' 시연회에 참석한 블리자드코리아 오진호 사장 또한 이 같은 말을 반복했다.

블리자드에게 한국 시장은 각별하다. 모회사 비방디가 경영 악화로 블리자드 매각을 추진했을 때도 변함없이 '스타크래프트' 패키지를 구입하면서 블리자드에 힘을 실어주었다. 스타크래프트를 e스포츠 대회로 발전시켜 게임 수명을 늘린 것도 한국 시장이었고, 이후 출시된 '워크래프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변함없는 무한 신뢰를 보낸 것도 한국 소비자들이었다.

그러한 한국 게이머들의 사랑을 블리자드도 잘 알기에 매번 한국 시장이 중요하고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해 왔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정작 제대로 된 투자는 있었는지 묻고 싶다.

흔히 게임업계에서 투자란 것은 진출한 국가에 스튜디오를 설립해 고용을 창출하며 기술 합작 등을 통해 상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진출한 국가에서 수익만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과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다.

EA가 한국 시장에서 보인 행보를 보면 진정한 의미의 투자가 무엇인지 쉽게 알수 있다. EA는 네오위즈게임즈와 공동으로 EA 패키지 게임 4종을 온라인으로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선을 보였다. '피파온라인'의 성공은 번번히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EA에게도, 세계 시장에서 개발력을 인정받은 네오위즈게임즈에도 도움이 됐다. 또한 EA는 '레이시티' 개발사인 J2M을 인수해, J2M이 개발한 게임들을 글로벌 시장에 유통시킬 계획도 같는 등 제대로된 '한국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의 사례도 EA와 유사하다. 중국 정부가 자국 시장에 투자를 유도하는 폐쇄 정책이 한 몫 하긴 했지만,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합작 법인을 설립해 기술을 이전하고 중국 온라인 게임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이제는 중국 기업들이 자국이 진출한 한국 기업을 발판삼아 자사가 개발한 게임들을 한국 시장에 내놓고 있다.



블리자드는 스스로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2003년 지사를 설립한지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투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오히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사를 선정한다며 국내 업체들의 게임 서비스 제안서를 받아놓고는 지사를 설립해 '관련 사업 기밀을 빼갔다'는 눈총을 받았을 뿐이다.

블리자드가 진정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국 게이머들을 무서워한다면 '스타크래프트2' 시연회와 같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소비자는 물론 동종 업계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공허한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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