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기자석] 명품게임을 기다리며

[[img1 ]]명품 열풍이 사그라들 줄 모르고 있다. 가방이나 지갑 같은 소품에서부터 자동차와 가전제품, 어린이 유모차,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대중이 명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제품의 질과 관계 없이 가격만을 보고 명품을 판단하는 비뚤어진 사고방식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질이 높아 이름을 널리 떨치는 제품을 선호하는 일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어떤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요즘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중에서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한 게임이 떠오르지 않는다. 패키지 게임 시절에는 명작으로 평가 받던 게임들이 있었지만 시장이 온라인게임 위주로 재편된 뒤로는 히트작은 있을지언정 명작으로 꼽히는 게임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게임은 시작과 끝이 존재하는 패키지 게임과 달리 정해진 마침표가 없이 계속 플레이가 이어지기 때문에 완성이라는 개념이 확실히 정해져있지 않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기본적인 틀만 갖춘 상태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추후 업데이트와 패치를 통해 콘텐츠의 양을 늘려간다. 완성되지 않은 채 서비스하는 게임에 대해 완성도를 논하며 명품게임을 이야기하는 일 자체가 우스운 상황이다.

온라인게임의 미완성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개발사들이 서비스에 임하는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명품은커녕 짝퉁과 비교해야 어울릴 것만 같다. 여전히 대부분의 게임이 서버 문제로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고 업데이트나 패치에 있어서도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경우가 드물다.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들이 없지는 않지만 혁신적인 요소보다는 다른 게임에서 검증받은 요소들을 잘 버무린 경우가 많다.

온라인게임 과금체계가 월정액 요금제에서 아이템 판매를 통한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이같은 상황은 더욱 심화됐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게임성을 다소 훼손하더라도 능력치가 뛰어난 아이템을 판매하고 이를 주력 상품으로 미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성과는 전혀 무관한 뽑기 아이템이나 사행 요소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온라인게임 서비스사들은 게이머들에게 불편함과 스트레스를 던져주고 그런 상황에서 탈피하는 대가로 아이템 구입을 유도하며 방식으로 매출을 올린다. 일부 게이머들은 재미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단순히 게임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으로 돈을 벌기 위해 나서기까지 한다. 게임의 본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할 것만 같다. 게임을 통해 즐거움을 얻던 시대가 지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단순히 그래픽과 사운드가 뛰어나고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있다고 해서 명품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줄 수는 없음이 자명하다. 여기까지는 명품게임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진정한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재미와 탁월한 완성도를 갖춘 온라인게임이 국내시장에 등장할 수 있을까. 지금 시점에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