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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현지화 참뜻 모르는 블리자드

[[img3 ]]많은 업체들이 해외에 게임을 수출할 때 ‘현지화’(Localization)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그 지역 특성과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게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뜻한다.

많은 업체들이 게임이 현지 성공여부가 이 현지화에 달렸다는 것을 오랜 수출 경험으로 파악했다. 현지화란 단순히 서비스 언어 변경 외에도 그만큼 대상 시장과 그곳의 게이머를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블리자드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를 국내 서비스 할 때 익숙한 ‘파이어볼’ 등 익숙한 용어들을 모두 한글화 하는 정책을 폈다. 논란은 있었지만 현재는 이 같은 정책이 효과적이었고 시의 적절했다고 평가 받았다. 게임 흥행도 당연 성공했다.

하지만 서비스에 있어서는 현지화가 제대로 됐는지는 의문이다. ‘와우’ 불공정약관문제로 게이머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서야 관련 내용을 수정하는 등 서비스는 게임 퀄리티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 당시 블리자드가 내세운 점은 글로벌 스탠다드, 즉 전세계에 통용되는 약관인데 한국 시장만 다르게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온라인 게임을 선도해 온 시장이다. 처음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한 블리자드도 이 점을 인정했는지 약관을 수정하고 지금까지 서비스 중이다.

과거 경험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는 또 글로벌 스탠다드를 앞세워 배틀넷계정통합을 진행하면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게이머들의 권리침해가 예상된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블리자드는 강행하겠다는 모양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2’ 심의문제와 이스포츠 협회와의 마찰 등 산적한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원론적인 저작권만 앞세우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특수성을 고려한 ‘현지화’는 고려하지 않은 채 회사의 입장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마다 게임에만 머물러 있는 블리자드 ‘현지화’ 정책이 아쉽다. 또한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블리자드코리아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타크래프트2’와 ‘와우’ 관련 심의문제가 불거졌고 이것이 국내 게임 서비스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블리자드코리아가 제대로 파악해 본사에 전달했다면 그에 대한 어떤 방식이든지 회사 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온 본사 입장이 이러한 기대를 갖게 만들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블리자드가 한국 시장을 ‘시험무대’(테스트 베드)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요하다고 말해왔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매출 비중이 낮은 한국 시장이 블리자드에게 있어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국 게이머들이 블리자드 게임들에 대한 기대를 굳이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 믿는다. 게임 개발에 있어 최고를 지향하는 블리자드가 서비스에 있어서도 ‘최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단순히 언어만 완벽하게 바꾸는 현지화가 아닌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한국 게이머들의 요구가 반영된 현지화가 이뤄지길 희망해 본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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