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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한콘진 나주시 이전 타당한가

[[img1 ]]국토해양부가 지난 2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이재웅, 한콘진)의 나주시 이전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한콘진 산하 게임산업팀도 2012년까지 나주시로 이전하게 됐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한콘진의 나주시 이전은 환영할 일이지만 게임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서는 과연 효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당초 문화콘텐츠진흥원과 소프트웨어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단은 지방으로 이전하기로 했지만 게임산업진흥원은 서울에 남는 것이 원안이었다. 그러나 한콘진으로 관계기관이 통합되면서 게임산업팀을 포함한 한콘진 전체가 이전한다는 계획으로 수정된 것이다.

결국 게임산업을 지원ㆍ육성하기 위해 문화부와 업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게임산업팀만 지방으로 동떨어지게 된 모양새다. 그것도 세종시 논란과 맞물려 급하게 결정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과거 게임산업진흥원은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외형적 이유 외에도 게임업체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포진하고 있고, 수출효자산업인 게임산업에 대한 지원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도 서울 잔류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 이전 결정으로 정부와 정치권은 과거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서울 잔류'를 선택했던 이유와 중요성을 모두 한꺼번에 무시한 것이다. 현재 게임 산업은 환경적으로 나아진 것은 없고 오히려 과거보다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져 정부차원의 지원정책이 더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콘진이 연관부서가 통합되면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는데 지방으로까지 이전하면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할지 의문이다.

한콘진이 나주시로 이전하게 된 당초 배경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가 세종시 이전대상 기관이었기 때문이고, 정부기관과 관련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해 서울에 과밀화 된 행정조직을 분산시키고 지방도 고르게 발전시키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한콘진 주무부서인 문화부는 세종시 건설 수정안에 따라 서울에 그대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결국 세종시 건설 원안 자체가 흔들리면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자체의 취지마저도 흔들렸고, 게임 산업과 업계는 애꿎은 희생양이 된 꼴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한콘진 이전을 결정한 국토해양부의 판단이 정치적인 타협이라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이전에 대한 당위성 보다는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권은 충청과 전라권의 민심을 고려해 공공기관이라도 내려 보내야 하는 입장이고, 야권은 원안 추진을 위해서라도 관련 기관을 이전시켜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관련 내용이 수면에 떠오른 지난 문화체육방송위원회 국정감사 이후 정치권에서는 이전을 기정 사실화했다.

결과적으로 한콘진의 이전에 따른 피해는 게임업체에게 고스란히 되돌아 올 것으로 보인다. "효율성을 위해 한콘진을 비롯한 11개 기관의 지방 이전을 승인했다"는 국토해양부의 판단이 과연 합리적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볼 때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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