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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업계의 폭탄돌리기

[[img1 ]]예상했던대로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가 24일 게임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새 협회장으로 추대됐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자청한 김 대표에게 우선 박수를 보낸다. 이로써 게임협회 회장 공석 사태는 해결됐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남는다.

우선 회장사 책무를 외면한 메이저 업체들에 직무유기가 답답하다. 지금까지 NHN과 한빛소프트, 넥슨이 역대 회장사를 맡았고, 이 중 NHN과 한빛은 2차례나 회장사가 됐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 주요 회사들은 번번히 회장사를 거절했다.

협회가 게임업계 전체의 이익과 발전을 위한 단체라고 한다면 흔히 메이저로 불리는 이들 업체는 일정한 책무가 있다. 김기영 대표의 협회장 추대를 두고 메이저 업체 책임론이 대두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아직은 선도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협회장 공석 사태를 야기시킨 원인은 업계 외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앞에서는 수출역군으로 치켜세우지만 틈만 나면 과몰입과 사행성으로 규제를 일삼고 있는 정치권과 정부 앞에 선뜻 방패막이로 나설 게임 업체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대'를 매지 않으려하는 메이저 업체들의 모습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총대를 매기 싫었다면 진즉부터 대안을 검토했어야 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4기 협회 출범전에 시도했던 역량있는 외부 인사 영입과 같은 것이 좋은 사례다.

1기 협회에서 시도됐던 상근 부회장제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적적한 선택일 수 있다. 특히 정치권 인사를 명예 회장으로 영입하고 업계 CEO가 아닌 역량 있는 게임전문가를 부회장으로 상근시키는 형태라면 지금 메이저 업체들의 고민을 말끔히 씻어 낼 수 있다. 이 경우 메이저들은 부회장사로 남아 협회 운영을 위한 조언과 경제적 지원만 맡으면 된다.

업계 CEO가 회장을 맡는 구조가 아니므로 정부와 정권의 눈치도 덜 보게 될 것이고 협회가 특정 기업에 휘둘리는 상황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권이나 정부, 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모두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억지로 협회를 떠안게 되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도 하나의 해법일 뿐이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앞으로의 게입협회가 협회장과 회장사가 '몸빵'을 강요당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명예직이 되야할 자리가 불명예직으로 전락하고 있는 지금, 김 기영 회장은 남은 1년 동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근본적인 치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게임협회 회장사 임기 끝날때마다 '폭탄돌리기식'으로 협회장을 선출하는 '구태'가 다시는 연출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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