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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키워드] e스포츠 발전계획, 실명제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무적함대' 스페인의 우승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마무리되면서 약 한달간 전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축구 열풍이 사그러드는 듯 합니다. 사실 한국의 8강 진출 실패 이후 만나는 사람들마다 '월드컵은 언제 끝나지?'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그래도 월드컵의 열풍은 무서울 정도로 뜨거웠던 것 같네요.

월드컵의 열풍이 끝난 7월의 첫주, 게임업계는 문화부의 e스포츠 중장기 발전방안 발표와 블리자드의 실명제 선언과 3일만의 백기 투항이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어찌보면 블리자드가 지난주의 이슈 메이커였던 것 같네요. e스포츠 중장기 발전방안도 사실상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 요구 때문에 발생한 이슈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e스포츠 중장기 발전을 위한 계획을 발표하며 "e스포츠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문화부는 국민레저로서 e스포츠의 활성화 및 글로벌화를 목표로 e스포츠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e스포츠 이노베이션 2.0 : e스포츠 중장기 발전계획'(이하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죠.

문화부는 국민레저로서의 e스포츠 활성화 및 글로벌 브랜드화를 목표로 5대 중점 추진전략 설정했습니다. 5대 중점 추진전략으로는 ▲국민레저로서 e스포츠의 확산 ▲e스포츠와 게임산업간 연계 확대 ▲e스포츠의 글로벌 리더십 강화 ▲e스포츠의 지속성장 환경 조성 ▲전국아마추어e스포츠 대회의 국가브랜드화 등이 선정됐네요.


이번 문화부의 중장기 발전계획 발표는 최근 불거진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 사건과 e스포츠계에 불고 있는 지적재산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e스포츠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부 입장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듯 합니다.

특히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의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부는 관련법 제정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유병한 문화부 문화콘텐츠 실장은 "기본적으로 저작권은 민간 차원의 계약 문제지만 필요하다면 계류 중인 e스포츠진흥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블리자드 때문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논의가 오가고 있을때 블리자드는 '뜬금없이' 전세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사 게임 토론장에 게재되는 글에 실명을 공개하겠다는 '실명제' 도입을 선언했습니다.

블리자드는 "토론장이 종종 격한 다툼의 장소가 되거나 도배성 게시물이 등록돼 불쾌한 일이 발생한다"며 "익명이라는 장막을 제거해 보다 긍정적인 토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실명제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공지되자 전세계 게이머들은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에 민감한 북미 게이머들의 저항이 거셌습니다. 한 이용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바비 코틱 액티비전 대표를 비롯한 다수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직원들의 실명, 사진, 전화번호, 주소를 올리면서 실명제 반대 의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블리자드 대변인이 "실명을 노출하기 싫다면 토론장의 글을 읽기만 해도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사용자들의 반감은 더욱 거세졌죠.

결국 블리자드는 실명제 도입 선언 3일만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토론장에서 실명 사용에 대해 게이머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했다"며 "많은 논의 끝에 블리자드 공식 토론장에 글이나 답글을 작성할때 실명을 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천하의 블리자드도 전세계 사용자들의 반발이 무섭긴 무서웠나 보네요. 불과 3일만에 강행하겠다던 실명제 도입을 포기한 것을 보면 말이죠. 어쩌면 이런 빠른 대응이 지금의 블리자드를 만든 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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