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C사에 입사한 H팀장 역시 마찬가지 심정이었습니다. 직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H팀장은 새로 몸담게 된 C사에서 가급적 오래 근무하겠다는 희망을 품고 힘차게 첫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H팀장 입사 첫날부터 C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H팀장 채용 면접을 봤던 임원이 퇴사를 준비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직원들이 짐을 싸고 있었던 것이죠.
H팀장은 업무 지시를 받고 나서야 C사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홍보담당으로 C사에 입사한 H팀장은 상급자로부터 "게임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냐는 문의가 올 경우 무조건 부인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C사는 이미 게임사업을 접을 계획을 세운 상황에서 언론을 무마하는 역할을 H팀장에게 부여했습니다. 전임 홍보담당자들은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고 일찌감치 퇴사한 상황이었기에 충원이 불가피했던 것이죠.
C사 분위기를 전혀 모른 채 입사한 H팀장은 상황 파악을 마친 뒤 당혹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게임업체로 알고 C사에 지원에 입사했으나 조만간 회사가 게임사업을 접고 나면 H팀장의 역할도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H팀장은 어쩔 수 없이 입사 이틀만에 다시 구직사이트를 뒤지며 C사 퇴사 이후를 대비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인연이 닿아 H팀장은 일주일만에 C사를 떠나 신생 개발사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답니다.
H팀장은 "C사에서의 일주일은 지금도 기억하고 싶지 않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