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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돌 맞은 온라인게임의 산증인 '리니지'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이번 게임보감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리니지'는 올해로 서비스 12년째를 맞고 있는 장수 온라인게임 중 하나입니다. 지금도 인기게임 순위를 매기라고 하면 톱10에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인기게임이죠. 때마침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12주년을 기념해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하니 이참에 게임보감에서 '리니지'를 한번 파헤쳐볼까 합니다. '리니지'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인기 게임, 장수 게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리니지'는 서비스 기간만 오랜된 것이 아니라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에 다양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리니지'에 최초로 도입된 공성전은 이제는 MMORPG 장르에서는 빠져서는 절대 안되는 필수 콘텐츠로 자리잡았죠.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리니지'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단일게임으로는 최초로 지난 2007년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후속작인 '리니지2'와 '리니지'의 매출을 합치면 누적 매출이 2조원도 넘는다고 하네요.

'리니지' 이후로 수천개의 게임이 론칭되고 사라졌지만 '리니지'의 아성을 뛰어넘는 게임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PC방 점유율 순위로만 보자면) 적습니다. 지금 순위를 살펴보면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을 제외하면 국내 게임업체가 선보인 게임 가운데 '리니지'를 넘어서는 게임은 '서든어택'과 '던전앤파이터' 정도밖에 없네요.

◆대규모 업데이트만 22번, 사용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리니지'가 이처럼 국내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용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덕분입니다. '리니지'가 처음 공개됐을때는 동시 접속자 수가 100명도 채 안되는 게임으로 기억됩니다. 기자도 무료로 '리니지'를 즐길 수 있을때 처음 게임을 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레벨 제한도 18뿐이었고 소원을 들어주는 단풍나무막대도 무한으로 복사가 가능할 정도로 버그가 많았던 게임이었죠. 어쩌다 한번 장로 몬스터가 등장하면 접속해있는 모든 게이머들이 장로를 잡아보겠다고 난리치던 그야말로 난장판 게임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리니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1998년 9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고 두달만에 에피소드2 '글루디오영지'를 업데이트하면서 동시 접속자 수 1000명을 돌파했습니다. 1999년에는 게임 최초로 분리된 서버 켄라우헬을 오픈했고 같은해 7월, 온라인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에피소드3 '켄트성'을 공개했습니다. 이 켄트성 에피소드에서 처음으로 공성전이 등장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급기야 동시접속자 수 1만명을 돌파하며 인기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 공성전은 누가 생각했는지 참 대단합니다.


이후에도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꾸준히 이어오던 '리니지'는 2003년 8월, 새로운 리니지 파트2를 선보였습니다. 파트2에서 신규 클래스 다크엘프가 추가되면서 동시 접속자 수 15만명을 넘어서는 괴력을 발휘했죠. 이 파트2 업데이트는 '리니지'가 장수 게임으로 자리잡는데 결정적인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이 되면서 '리니지'가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하자 엔씨소프트는 또다른 변화를 준비했습니다. 서비스 기간이 오래되면서 생긴 진입장벽을 낮추는 업데이트를 준비한 것이죠. 신규 클래스 용기사, 환술사를 추가하면서 신규, 휴면 사용자들을 보탰고 기존 고객들을 위해 신규 지역 테베라스, 티칼, 새로운 인던 등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사용자들 요구에 따라 지난해에는 '리니지' 최초로 레이드 콘텐츠가 업데이트됐으며 올해는 과거 '리니지' 초기 시절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는 사용자들 요청에 따라 전투 특화 서버인 바포메트를 오픈,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리니지'는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방식으로 12년이 넘도록 인기게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리니지'를 개발한 천재개발자로 불리는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 조차도 "리니지가 이렇게 변할줄은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리니지'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리니지'는 그야말로 전설

2010년은 '리니지'가 서비스된지 12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지만 해외에 진출한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리니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미 전설로 남아있는 게임이죠. 특히 대만에서는 인구 4명 중 1명이 리니지 사용자일만큼 '국민게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대만은 엔씨소프트의 첫 해외 진출 국가입니다. 지난 2000년 2월 감마니아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리니지'는 같은해 7월 해외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리니지'는 서비스 개시 12일만에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만명, 회원수 8만명을 돌파하며 대만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리니지'는 대만 게임 시장에 갖가지 기록들을 남겼습니다. 선불카드라는 개념이 없었던 대만 게임 시장에 '리니지'가 처음 선불카드를 도입하고 월정액이라는 비지니스 모델을 처음 선보인 것은 물론 2000년에는 '리니지'에 게이머들이 대거 몰리면서 대만 국가 전산망이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게임 때문에 국가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는 '리니지'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현재도 대만에서 '리니지'의 인기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지난 2009년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2010년 12월 현재 대만 게임 전문 미디어 바하무트가 발표한 순위 5위에 랭크돼있을 정도랍니다.

◆'리니지' 제2의 전성기 이어간다

지난해 '리니지'가 벌어들인 매출액은 1493억원으로 지난 2002년 1546억원으로 최고 매출을 기록한 이래 7년만에 역대 두번째 최고 매출액입니다. 누구도 제2의 전성기라는 말에 부정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리니지'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 '네버 엔딩 체인지'라는 표어를 붙이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하는 '리니지'를 고객들에게 보여준다는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 새로운 온라인게임 하나를 선보이는 정도의 규모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엔씨소프트가 기존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들을 '리니지'에 풀어낸다면 15년, 20년까지 장수하면서 변해가는 '리니지'를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전설로 불리는 '리니지'가 써내려갈 또다른 전설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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