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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5세대 콘솔, 게임 가능성 재발견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하드웨어의 발전, 게임을 바꾸다

[콘솔 타임머신] 5세대 콘솔, 게임 가능성 재발견

◇왼쪽 위부터 닌텐도64,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 세가 새턴


32비트 콘솔 게임기 시대가 열리면서 폴리곤(3D 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하드웨어 처리 속도의 향상으로 표현이 불가능하거나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게임 속 세계가 풍성해졌습니다. 보다 폭 넓고 자세하게 게임속 세상을 묘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2D 게임의 한계였던 카메라 시점이나 맵의 회전 등이 가능해지면서 보다 창의적인 게임들이 탄생할 환경을 닦은 셈이지요. 물론 2D로도 표현은 가능하지만 시간과 노력에 비해 성과가 미비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5세대 콘솔 게임기 이전의 게임은 액션과 RPG를 중심으로 형성됐습니다. 한정된 메모리와 부족한 처리 속도로 게임 속 세상을 그리기 위해 기획자들과 프로그래머들은 많은 고민을 했고, 여러 가지 패턴 이미지(스프라이트)를 반복적으로 사용 가능한 게임 장르가 '테트리스'로 대표되는 퍼즐게임과 액션게임, RPG 게임 등이 었기 때문인데요.

또한 하루 1시간 가량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액션을 2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RPG를 선호하다 보니 게임 장르가 두 가지로 압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SRPG, 대전액션, 횡스크롤 액션, 슈팅 등도 인기를 끌었으나 엄밀히 말하면 액션과 RPG 두 장르로 압축된다)

대표적인 5세대 게임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PS1) 세가 새턴, 닌텐도64는 이런 게임 장르의 고착화에서 새로운 게임 장르를 발굴, 육성하는데 역할을 합니다.

[콘솔 타임머신] 5세대 콘솔, 게임 가능성 재발견

◇바이오 하자드는 3D 기술과 어드벤처 장르 융합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새턴의 경우 대용량 메모리와 외부 롬팩을 활용해 2D게임을 한 단계 발전 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새턴의 등장으로 2D게임은 기존의 캐릭터 이미지에서 색만 바꿔 캐릭터를 재사용하지 않게 돼, 보다 많은 캐릭터들과 다양한 세계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됐으니까요. 때문에 2D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들은 콘솔 게임기로의 이식을 신경 쓰지 않고 개발에 집중해 게임 수준이 높아지는 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PS1의 강점은 전에도 설명한 것처럼 폴리곤 표현력 입니다. 초당 30만개의 폴리곤을 처리할 수 있는 PS1은 기존의 2D 게임 기반의 시장 구조를 3D로 바꾸는데 가장 큰 역활을 했습니다. 또한 현재도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탈기어 솔리드'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3D 게임으로 바뀌면서 보다 화려한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성공하게 됩니다.

◆닌텐도 아날로그 스틱과 진동으로 게임을 흔들다

5세대 게임기 중 가장 큰 변화를 나타낸 것은 닌텐도64였습니다. 하드웨어 성능은 특별날 것은 없었지만 컨트롤러나 진동 기능 등은 닌텐도 64로 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콘솔 타임머신] 5세대 콘솔, 게임 가능성 재발견

◇닌텐도64 콘트롤러. 가운데 위치한 것이 아날로그 스틱, 노란색이 Z버튼이다


닌텐도64의 콘트롤러에는 기존 아타리 시대에 사용되던 아날로그 스틱이 장착돼 있었습니다. 물론 닌텐도가 처음 사용한 십자키도 장착되어있었지요. 이 특이한 콘트롤러는 조작을 통해 콘솔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게 되는데요.

3D게임의 특징인 자유로운 시점은 2D 게임에 최적화된 십자키로는 불편할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러운 카메라 전환에 맞춘 아날로그 스틱의 부드러운 조작의 궁합이 좋았습니다.

닌텐도의 아날로그 스틱은 '슈퍼마리오64'로 가능성이 입증됐는데요. 3D로 재탄생한 '슈퍼마리오64'는 횡스크롤 방식을 벗어나 모든 방향으로 이동과 점프가 가능했고, 입력 강도에 따라 걷기, 달리기 등을 인식하는 것은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5세대 콘솔, 게임 가능성 재발견

◇진동 기능과 아날로그 스틱을 탑재한 소니의 '듀얼쇼크'. 두개의 모터가 달려있어 무겁다게 단점이었다


이후 닌텐도64의 아날로그 스틱의 가능성을 지켜본 소니는 듀얼쇼크를 통해 진동과 아날로그 스틱 추가했는데요. 하지만 이미 완성된 기기에 애드온 수준에 불가한 듀얼쇼크의 아날로그 스틱은 게임에서 쓰이는 빈도가 낮을 밖에 없었습니다. 십자키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이 아날로그 스틱을 기피한 덕분이기도 한데요. 실상은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십자키 조작을 기반으로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는데 익숙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듀얼쇼크는 두개의 진동 모터를 통해 진동의 강약 등을 조절할 수 있어 호평 받았다)

◆미야모토 시게루, 어드벤처의 정석 제시

5세대 콘솔 게임기로 2D 게임의 시대가 저물고 3D 게임이 각광 받자 인기 장르 역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앞서 설명한 전통적인 인기 장르 액션과 퍼즐, RPG의 점유율이 줄고 어드벤처 형식의 게임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콘솔 타임머신] 5세대 콘솔, 게임 가능성 재발견

◇젤다의전설:시간의오카리나를 플레이하기 위해 닌텐도64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았다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는 '슈퍼마리오64' 개발 당시 3D 게임과 자유로운 카메라 시점을 이용한 게임 제작을 구상하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전설의 게임이 된 '젤다의전설:시간의오카리나'인데요. '젤다의전설:시간의오카리나'는 일본 게임 잡지 패미통 리뷰에서 첫 번째로 만점을 기록한 게임이자 유명 게임 웹진 IGN이 2006년과 2008년 최고의 게임 선정(참고로 젤다의전설:시간의오카리나는 1998년 발매됐다), 게임스팟 리뷰 점수 10점을 기록하는 등 수많은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현재 닌텐도 3DS 용으로 리메이크돼 2011년 발매됐다)

'젤다의전설:시간의오카리나'는 게임의 성적 만큼이나 많은 비화를 가지고 있는데요. 지금이야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용되는 락온(Rock-on) 시스템이 가장 먼저 사용된 게임이 '젤다의전설:시간의오카리나' 라는 것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젤다의전설' 시리즈의 프로듀서인 미야모토 시게루는 '시간의오카리나'를 제작할 당시 출시일을 여러번 변경할 정도로 수많은 기획을 뒤집었는데요. 미야모토 시게루가 '시간의오카리나'의 발매일을 미룬 것은 그가 생각하는 모험에 필요한 조작감을 만족스럽게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3D로 제작된 '시간의오카리나'는 익숙하지 않은 조작감으로 인해 몬스터를 때리는 행위가 매우 어렵게 제작되었고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지요.


◇주목 대상과 캐릭터의 시선을 기준으로 시점을 변경하는 것이 'Z주목'. MMORPG의 타게팅 시스템도 젤다의전설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를 해결 하기 위해 'Z주목' 시스템을 '시간의오카리나'에 추가합니다. 'Z주목'은 닌텐도64의 콘트롤러 키 중 Z버튼을 눌렀을때 가까운 적을 선택(타겟, Target)으로 선택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를 적용한 '시간의오카리나'는 몬스터와 만나 전투를 벌였을 때, 자유로운 시점을 가지게 돼 게임의 몰입도와 난이도를 하향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게 됩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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