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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닌텐도 '신의 한수', 휴대용 게임기와 '포켓몬스터'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게임보이, '포켓몬스터'로 한계를 뛰어넘다

1996년 이전 닌텐도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의 역공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해 위기를 맞이합니다. '패미콤'과 '슈퍼패미콤'으로 가정용 콘솔 게임기 시장을 지배해 왔던 구속력이 약해 지고, 개발사들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드 파티의 이탈은 닌텐도의 판매 전략인 저성능 하드웨어, 고품질 게임 구도를 흔드는 중대한 사건으로 발견하게 됩니다.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 '신의 한수', 휴대용 게임기와 '포켓몬스터'

◇포켓몬스터 적과 녹 버전. 전세계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전설이 되었다


하지만 닌텐도는 1996년 2월 발매한 단 하나의 게임으로 콘솔 게임 왕국의 명예를 되찾는데 성공하는데요. 이 타이틀이 바로 '포켓몬스터'(Poket Monster) 입니다. '포켓몬스터'는 포켓과 몬스터를 합친 제목으로 직역하면 주머니 속 괴물 정도가 되겠네요.

'포켓몬스터'는 닌텐도의 세컨드 파티인 게임프리크 사장 타지리 사토가 중심이 돼 개발한 게임입니다. 타지리 사토는 그동안 콘솔 게임의 약점이었던 폐쇄성, 즉 혼자서 하는 게임(Stand Alon) 방식을 탈피해 게이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합니다. 타지리 사토는 아직 통신 기능이 탑재 되지 않은 콘솔 게임기 보다는 ‘게임보이’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가 컨셉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타지리 사토는 이후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게이머에게 어필하기 위해 다양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데요.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게임프리크의 디자이너 스기모리 켄은 약 300여개의 컨셉 일러스트를 만든 뒤 사내 공모를 통해 150여개의 캐릭터로 골라낸 뒤 게임에 맞게 다시 디자인 하는 수고를 감수합니다. 이때 탈락한 디자인 중에는 후속 게임에서 등장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는데 이는 캐릭터를 고를 때 게임보이의 한계(처리속도, 팩의 용량) 등을 고려해 복잡한 캐릭터들을 일괄적으로 배제했기 때문입니다.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 '신의 한수', 휴대용 게임기와 '포켓몬스터'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피카츄는 닌텐도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마리오, 젤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렇듯 시대를 앞서는 개발 컨셉과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포켓몬스터'는 1996년 일본 초등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다양하고 귀여운 캐릭터와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재미와 수집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켰습니다.

일부에서는 당시 일본에서 유행했던 희귀 곤충 사육과 '포켓몬스터'가 닮은 점이 많아 성공했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1996년도는 통신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기계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화제가 되던 시기 였다는 점을 비추어 본다면(이때는 모토롤라의 무선 호출기, 휴대용 전화기 등이 막 등장한 시기기도 하다) '포켓몬스터'의 성공 요인은 화제성과 문화적 흐름에 정확히 부합한 게임이었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참고로 당시 한국은 PC 통신과 텍스트 머드 게임이 유행하던 시기다)

◆역습의 닌텐도, 휴대용 게임 시장으로 재기

닌텐도는 '포켓몬스터' 발매 전 '닌텐도 64'의 저조한 실적과 소니-세가 연합의 합공에 치명타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일부에서는 닌텐도가 게임 산업에 대한 감을 잃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지요.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 '신의 한수', 휴대용 게임기와 '포켓몬스터'

◇7년여 만에 발매된 '게임보이' 후속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컬러'


하지만 닌텐도는 1996년 이후 '닌텐도 64'에서 입은 피해를 휴대용 게임기로 만회하게 됩니다. '포켓몬스터'는 발매 이후 일본에서 약 1022만 장, 미국에서 1127만 장, 유럽에서 889만 장을 판매해 전세계 판매량 3137만장을 기록, 게임 판매량 세계 3위(현재는 위스포츠에 밀려 4위)를 순식간에 갈아치웁니다. 이 기록은 게임보이 초창기 보급에 큰 역할을 한 '테트리스'보다 100만장 가까이 많이 팔린 수치 입니다.

'포켓몬스터' 열풍은 그 동안 '닌텐도 64'의 복잡한 개발 방식과 닌텐도의 개발사 관리 정책에 등을 돌린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다시 닌텐도 플래폼을 주목하게 만든 계기가 됩니다. 이후 닌텐도는 포켓몬스터에 최적화된 게임기에 주력하는데요. 1998년 닌텐도는 기존 게임보이를 경량화 하고 배터리 효율을 높인 '게임보이Lite'와 '게임보이 컬러'를 동시에 출시할 만큼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주력합니다.

특히 '게임보이 컬러'는 기존의 파생상품과는 달리 처리속도를 향상시키고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했던 통신 기능을 강화해 적외선 포트를 탑재 하는 등 7년여만에 '게임보이'의 정식 후계 기종으로 주목받습니다. '게임보이 컬러'는 빨라진 처리속도 만큼 보다 다양한 게임들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보이 컬러'의 등장은 '포켓몬스터'의 성공에 고무된 개발사들이 보다 화려한 게임으로 주목받기 위해 닌텐도에게 휴대용 게임기의 성능을 향상시킬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 '신의 한수', 휴대용 게임기와 '포켓몬스터'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는 닌텐도 사업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게임보이' 개발 초창기 개발 단가를 향상 시키고 실질적인 주목을 받지 못해 애물단지 취급 받던 통신 기능이 닌텐도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는 것인데요. '포켓몬스터'에 통신 기능을 이용한 교환 시스템을 제안했던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는 '게임보이' 개발 초기 요코이 군페이와 함께 통신 기능 탑재를 강력히 주장하던 인물이었다는 점도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입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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