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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타임머신] 닌텐도의 게임철학, '게임큐브' Wii 밑거름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두 번의 실수는 없다, 닌텐도 '게임큐브'

[콘솔타임머신] 닌텐도의 게임철학, '게임큐브' Wii 밑거름


2000년도 말 콘솔 게임 업계는 세가의 몰락이 점차 현실화 되면서 큰 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시기에 미국의 거대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본격적인 콘솔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과 맞물려 콘솔 게임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일본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았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닌텐도는 2001년 9월 14일 차세대 게임기 '게임큐브'를 정식 발매합니다. '게임큐브'는 전 세대 기종인 '닌텐도64'의 실패 원인을 분석해 약점을 극복한다는 컨셉트로 제작된 기기였습니다.

'닌텐도64'의 실패 원인은 분명합니다. 판매단가가 비싸질 수 밖에 없는 롬팩을 사용한 것이 첫 번째, 부족한 롬팩의 용량 때문에 기기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두 번째, 하드웨어 사용법이 어려워 퍼스트 파티 외에는 게임 개발이 어렵다는 것이 세 번째 이유입니다. 닌텐도는 이런 문제점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와 경쟁을 위해 새로운 콘셉트의 기기 개발을 선언, 두 번의 실패는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닌텐도64'의 단점들을 적극적으로 개량한 '게임큐브'를 출시하게 됩니다.

'게임큐브'의 개발 컨셉트는 '빠르고 쉽게'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닌텐도는 '닌텐도64'의 난해한 개발 방식을 탈피, 서드 파티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게임을 만들기 쉬운 기기를 목표로 '게임큐브'를 제작합니다. 이러한 개발 이념은 많은 게임 개발사의 지지를 받아 '닌텐도64' 보다는 서드 파티의 참여율을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또한 '게임큐브'는 IBM의 겍코 CPU를 채택해 '플레이스테이션2' 보다 처리속도를 2배 가까이 끌어올리는데 성공, 경쟁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2'보다 미려한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플레이스테이션2는 250MHz, 게임큐브는 485MHz)

[콘솔타임머신] 닌텐도의 게임철학, '게임큐브' Wii 밑거름

◇바이오하자드(북미명 : 레지던트이블) 시리즈는 미니 DVD는 두 장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게임을 배포하기 위한 미디어는 1.5Gbyte 용량을 수록할 수 있는 미니 DVD를 고집해 게임 용량 부족이라는 고질병을 해결하는 데에는 실패합니다. 물론 미니 DVD의 작인 디자인이 일부 게이머에게 ‘귀엽다’는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지요.

◆닌텐도의 게임 철학, 게임큐브의 뼈대가 되다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의 게임 철학은 게임기는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장난감 이므로 함부로 다뤄도 고장 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해야 한다는 것과 누구나 화면을 보기만 해도 한번에 이해가 가능하도록 간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철학을 반영하듯 '게임큐브' 역시 대단히 튼튼한 기기 내구성을 자랑했습니다. 닌텐도는 이런 장점을 홍보하기 위해 높은 곳에서 일부러 '게임큐브'를 낙하시키거나 해머로 내려치는 등의 실험을 통해 내구도가 높다는 것을 홍보하기도 햇으니까요.


◇닌텐도 캐릭터가 총 출동한 '슈퍼스매시브라더즈', 서드 파티의 게임은 지명도가 낮아 참여가 불가능 했다고...


게임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일부 게임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게임큐브' 퍼스트 파티 게임들은 간단한 난이도로 어린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중 닌텐도의 대표작인 '슈퍼마리오' 시리즈와 '대난투스매시브라더즈' 등은 어린 사용자를 타겟으로, '메트로이드프라임'과 캡콤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인 '바이오하자드'는 성인 이용자들을 사로잡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합니다.(당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호러 어드벤처 장르를 개척한 초대박 게임이었고, 닌텐도와의 독점 계약을 체결해 '바이오하자드를 하기 위해 게임큐브를 샀다'는 유행어가 생기기도 했다)

◆게임큐브가 닌텐도에게 남긴 것은...

'게임큐브'는 개발 컨셉의 변경, 다양한 이용자 층 확보 등 여러가지 면에서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시장의 반응은 닌텐도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게임큐브'는 일본에서 약 404만대, 일본을 제외한 세계에서 약 1770만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보여 전세계 누적 판매량 2174만대를 판매했습니다.

이에 대해 게이머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는데요. 기존 닌텐도 게임기 ('닌텐도 64'를 포함한') 중 비교적 낮은 판매량을 보인 '게임큐브'는 실패작이라는 평가와 소프트웨어의 판매 호조로 수십억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냈으니 성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콘솔타임머신] 닌텐도의 게임철학, '게임큐브' Wii 밑거름

◇'게임큐브' 판매량은 실패작인 '닌텐도64'보다 낮다(출처 : www.vgchartz.com)


실제로 '게임큐브'는 저조한 하드웨어 판매량을 소프트웨어 판매량으로 감당하는 결과를 냈습니다. "닌텐도 게임기는 퍼스트 파티 게임만 잘 팔린다"는 속설과는 달리 '게임큐브'의 서드파티들은 대작 게임의 경우 평균 100만장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려 충분한 수익을 올렸으니까요.

또한 '게임큐브'는 다른 게임기들이 판매량에 따라 적게는 1만원에서 크게는 10만원 선까지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되는 반면, 1대당 3000원~5000원 정도의 적자폭을 기록해 오히려 '플레이스테이션2'나 'Xbox'보다 하드웨어 판매 수익이 높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게임큐브'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은 닌텐도에게 여러 가지 숙제를 안겨주었습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제작하면서 시행한 라이선스 정책 때문에 서드 파티들이 더 이상 하드웨어 제조사의 정책에 따르지 않는다는 것(닌텐도는 MS나 소니보다 높은 라이센스 비용을 받고 있었다 ), 고성능의 게임기가 언제나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까지 말이지요. 결국 이런 문제들은 닌텐도의 초대박 게임기 'Wii'를 위한 양분이 되었으니 결과론 적으로 '게임큐브'의 절반의 실패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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