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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소니 PSP, 휴대용 콘솔 상식을 뒤엎다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혁명,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

[콘솔 타임머신] 소니 PSP, 휴대용 콘솔 상식을 뒤엎다


2000년대 중반 휴대용 전자제품의 최대 문제였던 휴대용 배터리의 지속시간과 디스플레이 화면은 고성능, 저비용 생산이 가능해져 수 많은 휴대용 제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콘솔 게임 시장에도 주목할 만한 게임기가 등장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로 콘솔 게임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이하 PSP)이 그 주인공입니다.

PSP가 등장 하기 전 시대의 휴대용 게임기들은 전력 소모와 휴대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시대에 뒤 떨어지는 흑백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거나(원더스완), 해상도와 처리속도가 낮은 부품을 사용하는 등 간단한 액션이나 퍼즐 게임에 특화된 기기였습니다. 하지만 PSP는 휴대용 게임은 간단한 게임이라는 상식을 깬 막강한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PSP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프로젝트의 산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PSP 프로젝트는 1년 9개월 이라는 비교적 단기간에 제작되었지만 기존의 휴대용 게임기와는 차별화된 고성능 하드웨어 사용과 인터페이스 등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PSP의 성능은 3D 대전 액션 게임 '철권'의 완벽 이식이 가능한 수준(영상 출처 : www.youtube.com)


물론 기존의 휴대용 게임기들도 게임의 다양성을 위해 나름대로 고성능 부품을 사용했었지만, 휴대용이라는 제약에 걸려 거치형 콘솔 게임기보다는 떨어지는 성능을 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PSP는 파격적인 3D 모델링 성능과 처리 속도를 자랑해 게이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부 에서는 PSP의 3D 처리 능력을 '플레이스테이션2' 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실제 측정결과는 플레이스테이션1보다 140%, 플레이스테이션2의 40% 수준의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PSP는 경쟁 기종인 '닌텐도DS' 보다 뛰어난 3D 처리 능력과 파티클(특수 효과에 사용되는 입자) 표현 능력, 연산 장치 속도 등 하드웨어 성능의 모든 부문을 압도하는 기기였습니다. 또한 480X272 해상도를 사용한 4.3 인치 TFT LCD 화면은 가히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PSP, 휴대용 게임기 인가 멀티미디어 기기인가

PSP의 혁신적인 부분은 하드웨어 스펙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콘솔 게임기들이 소프트웨어를 삽입하고 전원을 틀면 게임사 로고와 함께 게임이 시작되는 방식을 취한 것과 반대로, 소니는 PSP를 시작으로 세부적인 옵션을 선택하거나 추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독특한 인터페이스인 XMB(Cross Media Bar)를 세상에 내놓습니다.(XMB 인터페이스는 이후 플레이스테이션3에도 사용됩니다)

[콘솔 타임머신] 소니 PSP, 휴대용 콘솔 상식을 뒤엎다

◇XMB는 가로로 카테고리, 세로로 아이템을 선택하는 방식의 인터페이스다. 사진은 PSP 신규 모델인 PSP Go


XMB에는 게임 데이터 관리 뿐만 아니라 동영상 및 음악 파일 재생, 사용자 관리,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메뉴, 인터넷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동시대에 유행했던 휴대용 미디어 재생기(Portable Media Player, PMP)의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특징 때문에 PSP를 게임기가 아닌 PMP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PMP가 일반적인 LCD를 사용한 반면 PSP는 화질이 선명한 TFT-LCD를 사용한 것과 배터리의 지속시간이 동영상 재생 시 최대 6시간에서 8시간 사용 가능해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콘솔 불모지서 피어난 'DJ MAX Portable'

콘솔 불모지로 알려진 한국에서 PSP 용으로 개발된 개발된 'DJ MAX' 시리즈를 아시나요? 전세계에서 30만장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올린 'DJ MAX'는 당시 유행하던 키노트 방식의 리듬액션 게임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2012년 네오위즈 모바일로 재편된 'DJ MAX'의 개발사 펜타비전 엔터테인먼트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유명한 한국 개발사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리듬 액션 게임의 핵심인 수준 높은 음악성 뿐만 아니라 단순한 키노트 방식을 넘어 PSP의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한 다양한 모드를 시도한 'DJ MAX'의 게임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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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를 앞둔 DJ MAX 최신작 테크니카튠. PS Vita 용으로 발매된다


한국에서는 'DJ MAX 포터블2'가 PSP 용 게임 중 최다 판매량을 올린 게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한국에서는 PMP 대용품으로 더 인기가 높았던 PSP가 'DJ MAX'의 귀여운 일러스트와 음악 등을 무기로 여성 이용자의 호응을 이끌어 낸 것과 더불어, 온라인 게임으로 제작된 'DJ MAX'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네오위즈의 개발 스튜디오로 재편된 펜타비전은 현재 소니의 최신형 휴대용 게임기 PS Vita 용 'DJ MAX:테크니카'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다소 부진한 한국 휴대용 콘솔 게임기 시장에 다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 받고 있습니다.

◆PSP의 어두운 그림자, 커스텀 펌웨어

2012년 현재 전세계 누적 판매량 7500만대를 자랑하는 PSP. 하지만 PSP 소프트웨어 판매량은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게임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극단적인 판매량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물론 PSP가 앞서 설명한 것 처럼 PMP의 대용품으로 사용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대작 타이틀의 평균 판매량이 50만장 수준이라는 것은 이상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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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에서 커스텀 펌웨어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런 저조한 소프트웨어 판매량은 PSP의 정품 소프트웨어 인증 방식을 회피하는 커스텀 펌웨어(Custom Firmware)의 등장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드웨어와 게임 소프트웨어를 연결해 주는 미들웨어인 펌웨어는 게임 소프트웨어가 정품인가를 판별해 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는데요.

이런 정품 인증 과정을 생략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인 커스텀 펌웨어를 설치하면 메모리 스틱에 저장된 게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즉, 닌텐도 게임기의 복사팩, '플레이스테이션'의 MOD 칩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지요.

물론 다른 게임기들도 불법 소프트웨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냈지만, PSP의 경우 별도의 추가 칩이나 카트리지 없이도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이 가능해 그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소니는 이에 대항해 최신 펌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했지만, 배터리를 이용한 강제 공장 초기화 방식이 알려지면서 이런 모든 시도들이 무산 되고 맙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PSP의 후속 기종인 PS Vita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커스텀 펌웨어 방지를 위해 편의 기능 들을 대폭 제거하게 됩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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