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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좋아하는 대표님들 B과장을 조심하세요

게임업체 A사 B과장은 게임업계의 '호나우두'로 통합니다. 현란한 개인기부터 자로 잰듯한 패스에 이르기까지. 저돌적인 B과장이 한번 '볼'을 잡으면 아무도 그의 앞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평소에는 온순한 성격의 B과장이지만 축구만 했다하면 무척 전투적으로 변하곤 했습니다. 그의 내면에 숨겨졌던 마초 본능이 되살았던 것이지요.

그날은 B과장이 다니는 A사와 인근에 위치한 C사가 축구 친선경기를 벌이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하필 비가 무척 많이 내려 A사는 그날 경기가 취소될 것이라 여겼지요. 그때 걸려온 한통의 전화, C사 D대표가 이미 자기 휘하 선수단을 이끌고 비내리는 경기장에 와 있다는 내용이었지요. 워낙 축구를 좋아하던 D대표가 궂은 날씨에도 전투 의지를 보인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빗속의 축구. 한치 앞도 내다보이지 않는 장대비를 뚫고 22명의 선수들이 격전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B과장의 마음은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빗물로 인해 바닥은 미끄러웠고 드리블도 평소처럼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지리부진하게 경기가 이어질 즈음 절치부심한 B과장이 드디어 득점 찬스를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앞에 있는 수비수 한명만 제끼면 골키퍼와 1:1 대결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페인트 모션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이어지는 B과장의 강 슛.

경기가 중단됐습니다. B과장에 득달같이 달려든 수비수가 B과장이 찬 볼에 낭심을 맞고 경기장에 쓰러졌기 때문이죠. 휘슬이 울리고 빗속을 뚫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 "대표님!"

그렇습니다. B과장의 강슛에 쓰러진 수비수는 다름아닌 C사 D대표였던 겁니다. B과장은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안경을 착용하고 있던 D대표의 이미지만 기억하던 B과장은 고글을 낀 D대표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거지요. 마구 쏟아지던 굵은 빗줄기도 한몫했을 겁니다.

경기는 십분간 중단됐고 경기장 분위기도 엄숙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D대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툭툭 털고 나오면서 언제그랬냐는듯 다시 경기가 진행됐지요. B과장은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켰다고 합니다.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서지요.

ABC뉴스를 평소 주의깊게 보신 독자라면 눈치채셨겠지만 사실 B과장은 ABC뉴스에 첫 등장한 인물이 아닙니다. E사와의 축구 친선경기에서 볼을 잡고 있던 F대표의 배후에 강력한 백태클을 넣어 화제가 됐던 인물이죠. 이만하면 가히 '대표 킬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네요. A사와의 축구 경기를 생각하고 계신 대표님들, 부디 B과장을 조심하시길 빌면서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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