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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Xbox360 굴욕… 일본에선 안통하네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Xbox360, 컴퓨터를 뛰어넘는 고사양 게임기로 탄생

[콘솔 타임머신] Xbox360 굴욕… 일본에선 안통하네

◇현재 판매되고 있는 S버전 Xbox360


지난 2005년 5월 12일, 미국의 케이블 방송 MTV에서 콘솔 게이머들을 설레게 하는 프로그램 'MTV제공:차세대 엑스박스 공개'(MTV Presents: The Next Generation Xbox Revealed) 편성돼 화제가 됐습니다. '엑스박스 넥스트'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소문만 무성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두 번째 콘솔 게임기 'Xbox360'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 방송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11월 22일 미국을 시작으로 판매를 시작한 'Xbox360'은 당시 최신형 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자랑하는 콘솔 게임기로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Xbox360'은 당시 최신형 컴퓨터에 사용되던 3.5GHz 파워피시5 CPU 제논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ATI의 제노스 GPU, 512MB 램을 사용한 고사양 게임기로 전 세대 기종인 PS2, Xbox보다 고품질 영상과 강화된 멀티플레이 기능 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MS는 'Xbox360'을 위해 세가 북미지사장이었던 피터 무어를 영입해 콘솔 시장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별도의 어댑터 없이 무선으로 사용 가능한 콘트롤러는 FPS게임에 특화된 디자인으로 게임기의 개성을 살리는 역활을 했습니다. 특히 'Xbox360' 콘트롤러는 FPS게임을 하는데 있어 키보드와 마우스를 능가한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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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게임에 최적화된 Xbox360 콘트롤러. 후면 버튼은 총기의 방아쇠(Trigger)를 모티브로 디자인 됐다


하지만 'Xbox360'가 사용하는 파워피시5 CPU 제논 프로세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화가 있습니다. 바로 경쟁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3'의 칩셋인 '셀'(Cell) 프로세서의 기술을 일부 도입한 것입니다.

'셀' 프로세서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IBM, 도시바가 '플레이스테이션3' 전용 처리장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던 CPU 입니다. 특히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콘솔 게임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4억 달러에 달하는 개발비를 전부 '셀' 프로세서에 쏟아부었던 만큼 중요한 부품입니다.

문제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IBM은 '셀' 프로세서를 개발하면서 타 업체의 판매를 허용했다는 것인데요. IBM은 '셀' 프로세서 개발도중 'Xbox360'을 위한 CPU개발을 MS로 부터 의뢰 받게 되었고, 결국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자본으로 개발된 '셀' 프로세서는 파워피시5 CPU 제논 으로 완성되어 MS에서 사용하게 됩니다.(제논은 Xbox360의 개발 프로젝트 명이기도 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결과적으로 콘솔 게임 시장에서 경쟁 상대로 떠오른 MS의 'Xbox360'의 개발을 간접적으로 도와준 셈이 되버린 것입니다.(참고 :Playing the Fool, Wall Street Journal)

◆체감형 게임의 완성, Xbox360 키넥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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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인식 센서 키넥트. 거실 수준의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MS는 'Xbox360'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이었던 사업영역을 하드웨어까지 확대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특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온몸을 이용한 조작을 가능하게 한 키넥트(Kinect)가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2009년 6월 E3에서 '프로젝트 나탈'(Project Natal)로 최초 발표된 동작인식 센서 '키넥트'는 카메라로 촬영한 사람의 움직을 분석해 게임을 콘트롤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장치입니다. 특히 경쟁기종의 동작인식 센서인 '위모트'나 'PS무브'와 달리 '키넥트'는 팔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온몸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체감형 게임'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런 체감형 게임은 'Xbox360'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키넥트'와 함께 발매된 17개의 전용 소프트들은 유아 교육용, 다이어트와 같은 실상활과 밀첩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키넥트' 전용 타이틀 들은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도 높아 접대나 교육 용으로 인기를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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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넥트 전용 게임으로 출시될 나이키+키넥트 트레이닝. 나이키 소속 트레이너들이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키넥트'는 단독 타이틀의 부재로 저조했던 'Xbox360' 소프트웨어 판매량을 큰폭으로 증가 시켰을 뿐만 아니라, 본체의 판매량 상승에도 일조 했습니다. 현재 '키넥트'는 게임 영역 뿐만 아니라 학습 보조 기구와 의료, 통신, 원격 제어 기술 등 모션 센서가 필요한 여러 영역에 걸쳐 사용되고 있습니다.

◆갈라파고스화 된 일본에서 'Xbox360'이 얻은 작은 성과

'Xbox'가 개척하지 못했던 일본 시장. 'Xbox360'은 이런 일본시장을 개척하는데 있어 'Xbox'보다는 나은 결과를 거둡니다. 이는 MS가 스스로 닫힌 생태계가 되버린 일본의 콘솔 시장의 특성을 이용함으로써 얻은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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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아이돌마스터', 1편은 Xbox360 독점 소프트 였지만 2편부터는 멀티플래폼으로 발매됐다


MS의 일본 시장 개척은 '아이돌마스터'(THE IDOLM@STER)으로 시작됩니다. 반다이 남코가 아케이드 용으로 출시한 '아이돌마스터'는 신인 아이돌을 프로듀서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당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특히 'Xbox360' 용 '아이돌마스터'는 기기의 성능을 100% 이용해 부드러운 움직임과 캐릭터 모델링 리뉴얼, 신규 모드 등을 추가하며 기존 이용자들에게 큰 찬사를 받습니다.

또한 육성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활용해 신규 캐릭터, 음악, 배경, 의상 DLC(DownLoadable Contents)가 폭발적으로 판매되면서 일본 게임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이런 성과는 그동안 'Xbox360' 용 소프트웨어 제작을 꺼렸던 일본 게임 제작사들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MS 진영의 서드파티로서 참여하는 현상을 만들게 됩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그동안 FPS 중심이었던 'Xbox360' 진영이 시장의 특수성을 포함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신규 시장을 창출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게임에서나 가능했던 유료화 정책인 부분 유료화를 DLC라는 방식으로 콘솔 게임 시장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긴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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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Xbox360 주간 판매량은 평균 1000대를 밑도는 수준


하지만 MS가 시도한 현지화 전략은 일시적인 효과를 보는데 그쳐야 했습니다. 특종 장르의 게임만으로는 일본 게임 시장을 뚫기 힘들었고, '아이돌마스터'를 계기로 유입된 서드파티들은 가시적인 성과만를 볼 수 있는 미소녀 시뮬레이션 장르에 집중한 나머지 'Xbox360'의 일본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해외 시장을 노린 대형 개발사들의 참여는 꾸준히 이어졌다)

결국 'Xbox360'은 일본에서 소매상의 중고제품 판매 거부와 신규 소프트웨어 재고떨이 이벤트가 진행되는 등 큰 수모를 당하며 일본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Xbox360 불량의 원인, 레드링 현상

발매 초기, 예상 보다 빠른 판매 속도 때문에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Xbox360'. 발매 이후 승승장구 하던 'Xbox360'에도 판매량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흔히 '레드링' 이라고 불리우는 현상이 일어난 것인데요. '레드링' 현상은 'Xbox360'을 사용하다 보면 전원버튼의 LED 3개가 적색으로 빛나는 현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레드링' 현상이 발생한 'Xbox360'는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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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360 전원 부분의 LED 램프는 기기의 현재 상태를 알려준다. 녹색은 정상, 적색 램프 1개는 파워 문제, 2개는 과열, 3개는 하드웨어 고장


'레드링'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Xbox360'의 발열을 꼽을 수 있는데요. PC를 능가하는 고성능 하드웨어를 탑재한 'Xbox360'은 PC보다 작은 크기 때문에 기기 내부로 유입된 공기만으로는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결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Xbox360'은 기기에 4개의 통풍구가 자리하고 있긴 했지만, 소형화를 위해 기판을 밀집시킨 탓에 그래픽 프로세서의 냉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지요.

전기의 저항을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프로세서는 일반적으로 높은 온도일때 성능이 저하되고 저온일때 높아지는 등 온도와 성능에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Xbox360'은 게임이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 속도 때문에 프로세서들이 높은 발열량을 보였고,(CPU는 약 40도, GPU는 70도) 중앙 처리 장치에 비해 방열판이 작았던 그래픽 프로세서는 열에 의한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레드링' 현상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MS는 '레드링'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자 (40%에 육박하는 기기에서 '레드링' 현상이 나타났다) 1년 이었던 무상 수리 기간을 2007년 3년으로 연장하고, '레드링' 현상을 유상 수리 받은 고객에게 환불 조치를 취하는 등 뒷 수습에 나섰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을 간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MS는 이후에 출시된 신형 모델에서 방열판과 방열팬을 대폭 추가하는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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