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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소니의 뒷심, '플레이스테이션3'를 되살리다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 발매 첫 날 40만대 판매 '기염'

[콘솔 타임머신] 소니의 뒷심, '플레이스테이션3'를 되살리다

◇초기에 판매 된 PS3(좌측)와 PS3 슬림 버전(우측)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시리즈로 거대 게임 업체가 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PS2의 기록적인 성공은 이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현재 판매되고 있는 PS3는 발매 전부터 '셀 브로드밴드 엔진'(CELL-Broadband Engine)을 이용한 대대적인 홍보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핵심 부품인 '셀 브로드밴드 엔진'의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PS3는 예상보다 늦은 2006년 11월 11일 발매됩니다. PS3는 발매 첫 날 소매점에 배포된 40만 대가 매진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흥행 몰이와는 달리 예상 이상으로 많은 문제가 발견되는 악재가 속출하면서 판매량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합니다.

PS3는 발매 초기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물량이 판매 돼 필연적으로 물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북미시장에서는 PS3를 구입하기 위해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등 사회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PS3의 실제 판매 모델은 게임쇼에서 공개한 내용보다 뒤떨어진 성능으로 판매돼 실망시켰습니다.

PS2와 하위 호환 기능 삭제도 문제였습니다. 초기에 발매된 구 버전 PS3는 하위 기종인 PS2의 게임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후 등장하는 신기종과 슬림형 PS3에는 PS2게임 실행 기능을 삭제 했는데요. 하위 기종 호환 기능은 어디까지나 고객 서비스 차원의 기능으로 판매자의 판매 전략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입니다만, 많은 게이머들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이런 결정에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셀 브로드밴드 엔진, PS3 부진의 원인?

PS3는 발매 초기의 폭발적인 판매량을 끝으로 부진한 시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부진의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 외에도 '셀 브로드밴드 엔진'을 중심으로 한 여러 문제가 가장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PS3는 발매 전 압도적인 성능 차이를 내세우며 경쟁 기종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선택합니다. 이런 성능의 차이는 '셀 브로드밴드 엔진' 개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PS3를 위한 부품인 '셀 브로드밴드 엔진'에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으로 도시바와 IBM 등과 손잡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 사양 MPU(Main Processing Unit) 제작에 몰입합니다.

'셀 브로드밴드 엔진'은 기존 게임기들에서 사용하는 칩 셋들과 달리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나아가 서버 환경까지 사용될 수 있는 고 사양 CPU(MPU)를 목표로 연구를 시작합니다. 특히 '셀 브로드밴드 엔진'은 3D 그래픽 처리에 유용하도록 부동 소수점 연산(Floating-Pint Operation, FLOP)이 주요 기술 중 하나였습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계획대로 라면 PS3는 '셀 브로드밴드 엔진' 2개를 사용한 멀티 MPU로 그래픽 칩 셋을 배제한 콘솔 게임기로 개발될 예정이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소니의 뒷심, '플레이스테이션3'를 되살리다

◇셀 브로드밴드 엔진은 소니와 도시바, IBM의 합작품이다


하지만 컴퓨터를 중심으로 발전한 기술들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추구하는 MPU에 적합하지 않아 개발 기간이 길어 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연구 개발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VGA 칩셋들의 발전속도가 가속화 되는 현상이 일어났고, 결국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생산 가격 하향과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멀티 MPU 콘셉트를 버리고 엔비디아의 RSX 칩 셋을 사용하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합니다.

이는 '셀 브로드밴드 엔진'의 개발이 소니를 포함한 협력 사업이었다는 점도 작용한 결과인데요. 작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연구 개발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MPU가 발매 되더라도 사용할 곳은 PS3 외에는 마땅히 없는 상황이 예측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IBM은 '셀 브로드밴드 엔진'에 사용된 기술을 바탕으로 PS3의 경쟁기종 Xbox 360의 CPU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속출했습니다.(기업간 거래 항목에 제한을 두지 않아 생긴 문제)

이런 문제들 속에서 완성된 '셀 브로드밴드 엔진'은 기대에 못 미치는 칩 셋이 되고 맙니다. 게다가 '셀 브로드밴드 엔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개발 방식을 익혀야 했고, 이는 기존의 게임 개발자들에게 PS3 용 게임 개발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천재 개발자로 유명한 존 카멕 조차 PS3의 개발 환경을 난해하다고 난색을 표하기도 했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셀 브로드밴드 엔진'으로 시작된 문제는 PS3 발매 초기 서드 파티의 이탈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한 PS2부터 서드 파티들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멀티 플래폼 정책(여러 기종의 게임기로 게임을 발매)을 시행한 것도 큰 문제였습니다. 같은 개발 기간이라면 Xbox 360이 더 고품질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데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인 Xbox 360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였습니다.

또한 예상을 초과하는 연구비가 사용된 '셀 브로드밴드 엔진'은 하드웨어를 손해보고 팔 수 밖에 없는 콘솔 게임기의 특성상 매우 큰 약점이 되었습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PS3를 팔매마다 손해가 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판매에서 이 손해를 매 꿔야 했습니다. 하지만 서드 파티 게임 제작사의 도움없이 퍼스트파티 게임들만으로는 이 부분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확보하지 못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경영악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PS3의 물량을 제한적으로 판매한다는 주장도 나올 정도 였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3' 역전 드라마, 성공 가능성은?

세계시장에서 외면 받던 PS3는 튼튼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상황을 역전 시킬 체력을 비축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고부가 가치 산업이자 효자 산업으로 발전한 게임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전문가와 게이머가 지적한 PS3의 문제점을 개선한 기기 출시를 시작하고, 크기를 줄인 슬림 버전을 판매하는 등 반격에 나섭니다. 또한 PS3 슬림 버전 발매와 동시에 소비자 가격을 25%가까이 인하한 299달러(한국은 15% 정도인 42만 8000원)에 판매하며 뒷심을 발휘합니다.

[콘솔 타임머신] 소니의 뒷심, '플레이스테이션3'를 되살리다

◇블루레이는 PS3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차세대 비디오 표준 규격 전쟁에서 블루레이가 HD-DVD를 꺽고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PS3에 날개를 달아주게 됩니다. 높은 해상도와 깔끔한 음질을 무기로 차세대 비디오 표준 규격을 획득한 블루레이는 PS3의 소프트웨어를 저장하는 저장 매체로서 활용되고 있었는데요.

블루레이가 차세대 비디오 표준 규격을 획득하자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블루레이 재생기보다 멀티 플레이 기기인 PS3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즉, 게임기가 아닌 멀티플레이어로서 판매되는 양이 늘면서 덩달아 게임 판매량도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요. 한국에서는 쿡TV가 서비스하는 유선 방송을 위한 장치로서 판매돼는 등 PS3는 멀티 플레이 기기로서 재조명 받는 효과도 얻게 됩니다.


◇PS3 용 대작 게임 '언차티드2'


이런 외적인 요인 외에도 서드파티의 활발한 참가가 늘어난 것도 호재였습니다. 당초 개발의 난해함을 이유로 PS3를 과소평가했던 개발자들은 PS3의 개발 숙련도가 올라가자 오히려 PS3에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PS3 용으로 게임을 개발한 뒤 Xbox 360 용으로 컨버전 할때 보다 높은 품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덕분에 Xbox 360과 동시 발매 타이틀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 판매량도 올라가는 등 호재가 잇따랐습니다.

PS3의 분투 속에서는 그동안 콘솔 게임 업체로서 갈고 닦아온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힘도 큰 역활을 해냈습니다. 특히, 극심한 소프트웨어 가뭄에 시달리던 PS3는 퍼스트 파티의 활약으로 기사회생의 찬스를 잡게 되는데요. 이미 PS2부터 전세계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은 '갓오브워' 시리즈와 함께, 너티독 스튜디오가 개발한 '언차티드2' 는 'PS3를 사야 하는 이유'(메가게이머), '끝이 있다는게 이 게임의 단점'(G4TV), '이 게임은 당신이 보아온 모든 것을 초월하고 있다'(비디오게이머)와 같은 찬사를 받으며 전세계 판매량 500만장 이상을 기록, PS3의 판매량을 높이는데 일조했습니다. 현재 PS3는 Xbox360 보다 세계 주간 판매량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수준까지 올라오며 PS3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준비를 마친 상태 입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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