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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위메이드 대표 인터뷰 “절박함이 기회 만든다"

올해 가장 주목 받은 게임업계 CEO로 남궁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꼽힌다. 그는 ‘미르의전설’이 전부였다시피 한 중견업체 위메이드를 메이저 반열로 올려놨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고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사업진행으로 시장 판도변화를 이끌었다. 연말, 남궁훈 대표를 만나 1년 간의 소회와 향후 비전에 대해 들었다.


◆ 후발주자의 절박함, 기회를 만들다

“절박함이 기회를 만들었죠.”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성공을 확신하고 투자와 함께 성과를 낸 비결을 물었더니 돌아온 말이다. 새로운 흥행작을 국내 시장에 내놓지 못한 위메이드는 절박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절박함이 투자와 사업전환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지금이야 반론이 없지만, 3년 전만 하더라도 개발자들에게 모바일 얘기를 꺼내면 ‘아 이 사람이 날 싫어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좌천된다’는 느낌을 개발자들이 갖더군요. 대작 온라인게임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모바일게임 개발하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남궁훈 대표는 끊임없이 개발자들을 설득했다. ‘부업 삼아 내놓자’는 타협안도 나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해관계를 조율했고, 개발자들도 즉각적인 매출이 나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PC 온라인게임회사인 위메이드가 모바일 게임사업을 크게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박관호 의장 등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지와 의지 덕분이다.

“위메이드 경영진 사이에서는 모바일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믿음과 지금 이 흐름을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절박한 심정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중국 로열티 매출이 대부분인 위메이드가 모바일 사업에 집중 하더라도 기존 매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판단이 있었죠. 카카오에 대한 투자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 절박함, 카카오에 닿다

위메이드는 모바일 게임사업에 집중하자는 결론을 내렸지만, 컴투스와 게임빌 같은 선발업체와의 격차는 엄연히 존재했다. 그래서 남궁 대표는 모험을 강행하는데, 바로 카카오와의 제휴다. 위메이드는 남궁 대표의 주도로 20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컴투스와 게임빌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파급력을 가진 파격’이 필요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의 징가의 성공사례를 봤기에 비슷한 맥락에서 과감히 투자를 했지요. 물론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고, 김범수 의장과의 친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위메이드는 카카오와의 제휴를 통해 빠르게 모바일 체제를 구축했고 성과를 내고 있다. 남궁 대표 역시 ‘6개월 만에 위메이드가 모바일 게임시장에 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 카카오와의 제휴를 설명했다.

남궁훈 대표는 김범수 의장과의 관계를 ‘신뢰’라고 표현했다. 신뢰관계는 갈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도 덧붙였다. 비즈니스는 이해관계가 맞으면 되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더라도 위메이드와 카카오의 제휴는 가능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자신은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윤활유’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요즘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너무 잘 돼 게임업체들이 줄을 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던졌다. ‘모바일계의 네이버’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리고, 너무 ‘갑’스러워졌다 비판도 있다고 했다. 위메이드 역시 ‘줄을 서서’ 게임을 입점시키고 있단다. 서운하지 않냐고 물었다.

“지금 실무자들에게 이야기해봐야 투자했을 당시 리스크와 고민 같은 것을 이해해주기 쉽지 않아요. 투자와 사업이 100% 매칭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카카오톡 덕분에 위메이드도 예상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요. 그래도 카카오톡 게임하기 전체가 벌어들이는 매출을 생각하면 성이 안차요. 서운하다기 보단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니까.”

◆ 애니팡 놓친 것은 아쉬워

모바일 체제구축을 선언한 남궁훈 대표는 개발사 인수에 적극 나섰다. 링크투모로우, 피버스튜디오, 리니웍스가 위메이드 자회사가 됐다. 위메이드가 PC기반에서 사업을 해왔기에 모바일로 체질을 바꾸기까지 간극을 메워줄 회사가 필요했다. 인수할 회사의 기준은 ‘커뮤니티’로 잡았다.

“모바일의 속성을 커뮤니티로 봤습니다. 실제로는 모바일로 커뮤니티 서비스를 해 본 회사가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PC라도 좋으니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있는 회사를 인수해야겠다고 판단했고,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해 본 경험이 있는 회사를 골랐습니다.”

남궁 대표는 국민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도 인수 대상 리스트에는 올라있었다는 사실도 넌지시 밝혔다.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인수대상 리스트에 선데이토즈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당시 시장이 ‘룰더스카이’와 ‘타이니팜’이 잘나가는 시장이었으니 그런 팜류에 끌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 ‘퍼즐게임 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는 자만심도 있었겠죠.”

남궁훈 대표는 "아쉽긴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고 했다. 일찍 그런 회사들의 가치를 내다봤기에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었고 이해관계가 맞아 인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시장이 빅뱅을 일으킨 지금에는 그런 회사를 인수하려면 몇 배의 자금과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고, 이는 사업지연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팜류 게임 역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에 ‘적절하고 주요한 판단’이라 평가했다.


◆ 자회사는 맛 집, 위메이드는 프렌차이즈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입점한 게임이 많아지면서 플랫폼의 파급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남궁훈 대표도 동의했다. 시장은 커졌고 개발업체도 많아졌다. 남궁 대표는 빠른 의사결정과 시스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C시장에서는 제품이 중요하죠, 제품만 좋으면 마케팅도 크게 필요 없지요. 시스템이 불안해도 유저들은 욕하면서 합니다. 맛집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음식이 늦게 나오든 할머니가 욕을 하든 맛만 있음 되니까요. 그런데 모바일 마켓은 프렌차이즈 레스토랑과 비슷합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그걸 둘러싸고 있는 서빙, 인테리어, 서비스 등 환경이 중요합니다. 위메이드가 갖추려고 하는 것은 그런 시스템이죠.”

남궁훈 대표는 연예 기획사 SM을 예로 들었다. SES, HOT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은 당시만 하더라도 전무후무한 그룹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인기그룹을 SM은 배출한다. 남궁 대표는 SM의 시스템이 이러한 스타를 만들었다고 봤다.

같은 맥락에서 급변하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제품의 한계를 마케팅이나 외부환경으로 극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회사가 경쟁 우위에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타 매니지먼트 시스템처럼 게임을 성공시키는 법칙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것이 남궁 대표의 포부다.

“올해는 모바일이 키워드였다면 내년에는 해외가 중점입니다. 국내는 환경을 만드는 작업을 했으니, 이제 해외에 그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성과를 내야죠. 앞으로 지켜봐 주세요.”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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