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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규 애니파크 대표 인터뷰(下) “차구차구로 세계 1등"

…상편(김홍규 CJ게임즈 대표 인터뷰(上) "내 역할은 윤활유")에 이어

김홍규 대표의 직함은 두 개다. CJ E&M 넷마블 산하 CJ게임즈 대표이자 애니파크의 대표다. 애니파크는 김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마구마구’로 스포츠게임 전문개발사로 자리매김한 애니파크는 ‘마구감독이되자’, ‘마구더리얼’, ‘마구매니저’ 등의 게임을 통해 PC와 모바일, 캐주얼과 실사, 매니지먼트와 실시간 등 플랫폼과 장르를 넘나들고 있다. 애니파크는 최근 ‘차구차구’를 선보이며 축구게임 시장에도 진출했다.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 인터뷰(下) “차구차구로 세계 1등"

◆ 야구, 내 인생의 동반자

애니파크는 ‘마구마구’를 통해 야구게임 전문개발사로 자리매김했다. ‘마구마구’는 한국 프로야구와 함께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다. 프로야구 붐을 일으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애니파크는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했다.

또한 2009년과 2010년 2년 동안 애니파크는 한국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기도 했다. 당시 KBO는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는데, 김홍규 대표는 ‘‘마구마구’가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만큼 야구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며 모회사 CJ 넷마블을 설득했다. 덕분에 2009년과 2010년 한국 프로야구는 ‘CJ마구마구’라는 타이틀로 진행됐고, 2011년 롯데카드에 타이틀 스폰서를 넘겼다.

“해태 타이거즈 창단 첫 해, 아버지를 따라 어린이 회원이 됐습니다. 아버지께서 전남 구례 출신이시거든요. 야구팬 대부분이 그렇듯 아버지를 따라 저도 자연스럽게 해태 팬이 됐죠.”

야구에 대한 관심은 야구게임 출시로 이어졌다. 애니파크가 출시하거나 준비 중인 야구게임만 5종(마구마구, 마구감독이되자, 마구매니저, 마구더리얼, 마구마구 2012)에 달한다. 캐주얼과 실사, 온라인과 모바일을 넘나들며 최강 야구라인업을 갖췄다.

◆ 마구마구 생태계 완성…해외 맞춤 전략

김홍규 대표는 올해부터 ‘마구마구’로 세계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지 퍼블리셔가 입맛대로 고를 수 있도록 장르와 플랫폼에서 ‘종합선물세트’를 완성했다.

“마구매니저는 기존 마구마구 소스를 모바일로 전환했다는데 의미가 있어요. 야구를 좋아하는 게이머가 마구마구에 들어오면 다른 야구게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야구게임을 만들려고 해요. 우린 이것을 내부적으로 ‘마구마구 생태계’라고 불러요.”

모든 소스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덕에 수평과 수직으로의 확장이 언제든 가능하다. 마구마구 소스로 ‘홈런배틀’ 같은 액션게임은 언제든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저희는 이 마구마구 시리즈를 가지고 해외를 적극 공략할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 시장이 다른 만큼 철저한 현지화로 시장에 진출해야죠. 마구마구 프렌차이즈를 짝 늘어놓고 현지 파트너가 입맛대로 골라갈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성과라 할 수 있죠.”

‘마구마구’는 대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실패했다. 일본 야구협회가 ‘마구마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도별 카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마구마구 프렌차이즈로 다시금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이다. ‘꼭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 인터뷰(下) “차구차구로 세계 1등"

◆ 우연이 맺어준 인연, 게임업계로 이끌다

김홍규 대표가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에 가깝다. 김 대표는 IT벤처 버블이 가라앉던 2000년 3월에 ‘사이렌스튜디오’를 창업한다. ‘픽사’를 모델로 한 애니메이션 회사였다. 대학원 때 컴퓨터 그래픽스랩에서 배운 ‘휴먼 애니메이션’의 영향 탓이다.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헤어스타일이 나오고, 바람에 펄럭이기도 하는 등 당시 마야툴에도 구현이 안된 ‘모션 리타겟팅’을 바탕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했죠. 기술력은 있었는데 문제는 제작사들이 돈이 없는 거예요. 1년쯤 되니까 자본금 다 날아가고 거지 됐었죠(웃음).”

살길을 모색하던 김 대표는 액토즈소프트와 연을 맺게 된다. ‘마지막왕국’ 같은 2D 게임의 도트 찍는 외주를 따낸 것이다.

“누구 하나 가리지 않고 다들 도트 찍기 바빴죠. 500만 원짜리 외주에 밥줄이 달렸는데, 열심히 해야죠. 밤새 도트 찍고 다들 눈이 퀭해져서 수업 들어가고 그랬어요. 그렇게 6개월을 하니까, 당시 액토즈 대표께서 ‘함께 3D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죠.”

그게 10년째 서비스 중인 ‘A3’다. 2001년 10월에 개발을 시작해 2002년 초 서비스를 시작했다. 속전속결이었다. ‘뮤’로 3D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었고, ‘리니지2’가 출시를 앞둔 상황이었다. 시간이 부족했던 액토즈와 김 대표는 자는 시간도 아꼈다. 본인은 ‘졸속으로 만들었다’고 했지만, ‘A3’는 성인을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와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게임산업의 가능성을 본 김홍규 대표는 2004년 애니파크를 설립,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후속작이 실패했고,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도 받았다. 고민이 많았던 시절, 김 대표는 ‘마구마구’ 개발에만 ‘올인’했다. ‘마구마구’를 눈 여겨 본 방준혁 당시 넷마블 사장은 애니파크를 전격 인수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 인터뷰(下) “차구차구로 세계 1등"

◆ 새로운 도전, ‘차구차구’ 세계 1등 노린다

‘야구만’ 할 것 같았던 김홍규 대표는 축구로 시선을 옮겼다. 처음에는 ‘외도’인 줄 알았다. 국내만 놓고 보면 축구게임시장은 야구게임보다 작다. 굳이 ‘맨땅에 헤딩’하면서 축구게임을 만들 이유가 있었을까. ‘마구마구’ 덕인지 ‘차구차구’라는 입에 착 감기는 게임명을 지었지만 말이다.

“일종의 사명감이었죠.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5년, 10년 뒤 ‘피파’나 ‘위닝’에 시장을 다 넘겨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고, 토종 축구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야구게임만 하다 보니 진짜 어려웠어요. 그래서 내부에서 야구에만 집중하고 축구는 접자는 얘기도 많았습니다.”

‘차구차구’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반대 속에서 태어났다. 머리가 크고 배가 나온 ‘마구마구’ 캐릭터를 뛰는데 거부감이 없고 다리가 보이도록 성형시켰다. 실제 축구와 비슷하지만 게임요소를 강화토록 했다. 골도 쉽게 넣을 수 있도록. 화려한 기술을 Q와 Z키로 손쉽게 사용토록 한 것도 특징. 김 대표에게 ‘차구차구’에 대한 기대를 물었다.

“리얼함 속에서 게임적인 재미를 찾는 것이 개발 방향이었고 잘 나온 것 같습니다. 국내서는 1등이 목표가 아닙니다. 3분 1만 장악해도 성공했다고 봐요. 하지만 이것은 국내만 해당됩니다. 세계 다른 시장에서는 ‘차구차구’가 꼭 1등을 할 것이고, 종합해서 글로벌 1등을 차지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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