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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마비노기걸즈 "여장도 모자라…성전환한 이유"

여장(女裝)한 개그맨을 볼 때마다 우리는 늘 웃음을 터뜨린다. 두꺼운 화장과 짧은 치마를 두른 그의 손짓 발짓에 시청자들은 자지러진다.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할수록 여장이 주는 재미의 깊이는 더해진다.

넥슨이 지난달 28일 출시한 '마비노기걸즈'가 화제다. '마비노기'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 아니다. 여장도 모자라 모든 게임속 남자 캐릭터를 여체(女體)화시켰기 때문이다. 말근육의 소유자도, 절정의 꽃미남도 '성전환'의 메스를 피할 수는 없었다.

'마비노기' 원작 팬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린 문제의 개발진을 만났다. 넥슨 신사업본부 안현석 실장과 김영 팀장이 흐뭇한 미소로 기다리고 있었다.

넥슨 마비노기걸즈 "여장도 모자라…성전환한 이유"
넥슨 신사업본부 신사업 2실 안현석 실장(좌측), 스마트사업실 해외모바일사업팀 김영 팀장

◆대장장이 퍼거스 기대하시라

"처음 카드 일러스트를 받아봤을 때 가장 먼저 찾아본 게 퍼거스였어요"

퍼거스는 원작 '마비노기' 팬들에게 친숙한 대장장이 NPC다. 우락부락한 근육부터 빽빽한 수염까지 겉모습만 봐도 영락없는 마초 캐릭터. 그런 그가 '마비노기걸즈'에서 늘씬한 몸매를 가진 이쁘장한 아가씨로 변신했다. 카드 속에 연출된 요염한 포즈를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과연 퍼거스가 맞는지 의심이 들지도 모른단다.

"귀여운 비키니를 입은 퍼거스를 생각해보세요. 상상이 안가실 겁니다. '마비노기'에 등장하던 남성 캐릭터들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들이 어떻게 달라졌나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겁니다"

'마비노기걸즈'에서 등장하는 카드는 제목 그대로 100% 여성 캐릭터로만 꾸며졌다. 남성 캐릭터는 여성 캐릭터로, 기존 여성 캐릭터는 더욱 매력이 부각됐다. '마비노기' 고유의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게임 속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의 직업, 능력에 맞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여체화됐다는 것.

안 실장은 '마비노기걸즈'의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로 '나오'를 꼽았다. 나오는 원작 '마비노기'의 마스코트로 양 갈래로 묶은 은빛 머리칼과 신비한 미소를 지닌 캐릭터. 안 실장은 "'마비노기걸즈'에서 이용자들은 8등신의 나오와 귀여운 SD 버전의 나오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며 "나오는 '마비노기걸즈' 이용자들을 돕는 조력자로 활약한다"고 설명했다.

넥슨 마비노기걸즈 "여장도 모자라…성전환한 이유"

◆수위 조절하느라 힘들었다

'마비노기걸즈'는 국내 서비스에 앞서 지난 1월 일본에서 서비스된 게임이다. 개발을 맡은 넥슨 자회사 인블루는 일본 시장에 맞춰 '마비노기' 속 모든 캐릭터를 여체화시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국내와 달리 미소녀에 열광하는 일본 시장 특유의 정서를 따르기 위해서였다.

이후 '마비노기걸즈' 국내 서비스가 결정되면서 넥슨 신사업실의 행보도 바빠졌다. 다름아닌 수위 조절 때문. '마비노기걸즈'가 본래 일본 시장에 맞춰진 게임인만큼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카드에 그려진 술병을 꽃으로 수정하는가 하면, 노출이 과도한 캐릭터는 옷을 덧입히기도 했다. 김영 팀장이 당시 벌어진 에피소드를 회고했다.

"가릴건 가리고 줄일건 줄였죠(웃음). 어떻게든 12세 이용가에 맞추기 위해 애썼지요. 여자가 봐도 위화감이 들지 않고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표현하는데 주력했어요. 수정된 카드 시안을 돌려보면서 개발팀이 즐거워했던 기억이 남네요"

개발진이 심혈을 기울인 끝에 250여장의 '마비노기걸즈' 카드가 만들어졌다. 다소 통일성이 부족한 타 모바일 TCG와 달리 '마비노기걸즈'는 일관적이면서도 고유한 매력을 갖춘 카드가 특징이라는 것이 안 실장의 설명. 이용자들은 아기자기한 '마비노기' 카드를 수집해 연합군을 결성, 전략 대결을 즐길 수 있다.

안현석 실장이 '마비노기걸즈'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모바일 TCG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게임이 될 것이라는 확신도 함께였다.

"'마비노기걸즈'는 모바일 TCG에 도전하는 넥슨의 초석같은 존재가 될 겁니다. '마비노기' 마니아는 물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으로 '마비노기걸즈'를 가꿔나가는게 목표예요"

넥슨 마비노기걸즈 "여장도 모자라…성전환한 이유"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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