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A대리와 술을 먹은 동료들은 다음날 출근을 못한다는 겁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과음을 하게 되니 아침이 힘들 수 밖에요. 하지만 A대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멀쩡히 출근을 합니다.
그래서 모 회사에 아침 지각자가 발생하면 혹시 어제 A대리랑 술 마신 것부터 체크하게 된다고 하네요.
이 소문이 사내에 퍼지면서 술로 도전해 오는 사람들이 생겼답니다. 대작을 해 최고의 주당을 가리겠다는 도전자들은 아무리 술을 먹어도 빈틈없는 A대리에 모습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답니다. A대리 앞에 쓰러진 사람들이 생길수록 소문은 확대 재생산 돼 업계로 퍼졌습니다.
저도 술이라면 나름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되는데요, 호승심이 생겨 A대리에게 ‘술 잘 드신다는 소문이 돌더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언제 한잔 하자’는 말도 함께요.
이 말은 들은 A대리는 침울해 하더군요. 자신은 그냥 술자리를 즐길 뿐인데, 이젠 레드전급 최종보스처럼 취급을 받아 서글프다구요. 자신도 여자인데 술로만 어필되는 이미지도 싫다고 합니다.
경쟁도 좋지만 가려가면서 해야겠지요? 술 대결을 청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후배 기자는 “혹시 선배와 술 먹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라고 묻었다가 종일 갈굼을 당했다는 뒷얘기가 들립니다. 조만간 A대리를 만나 진실을 확인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