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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소자 한 말씀 올립니다

기자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동네에 또래 아이들이 많아서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찾기 전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지역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다방구', '오징어땅', '술래잡기' 등 재미있는 놀이가 많았습니다. 땀 흘리고 놀다 보면 50원짜리 쭈쭈바가 왜 그렇게 맛있게 보였는지, 저마다 '한입만'을 입에 달고 간택(?) 받기만을 기다렸죠. '엄마, 백원만이' 입버릇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고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지금 백원이면 뭘 할 수 있을까요? 당장 떠오르는 것도 없네요. 과자 하나 사먹을려고 해도 천원은 주어야 하니까,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습니다.

이 오른 물가 때문에 A실장 고민이랍니다. A실장에겐 초등학생 아들이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인 탓에 아들은 학교를 다녀오면 태권도 학원을 보냅니다. 집, 학교, 학원이 인근이라 A실장은 출근 전에 집에 간식 같은 걸 많이 만들어 둔답니다. 편하게 와서 먹으라는 배려죠. 교통비나 군것질비가 필요하지 않으니 용돈은 일주일에 삼천원 정도 준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들이 A실장에게 진지하게 물었답니다. 아들들은 뭔가 요청할 때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존칭을 쓰며 분위기를 잡지요.

"어머니, 지금 물가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갑자기 무슨 말이니?"
"제 일주일 용돈이 삼천원인데, 학교 앞 떡볶기도 1인분에 이천오백원 이랍니다. 하다못해 닭꼬치 같은 걸 사먹을려도 천오백원이예요. 삼천원으로 군것질할 것이 없어요."

핵심은 용돈을 올려달라는 말이었는데, 평소 군것질을 안 하던 A실장은 이 말에 깜짝 놀랐다네요. 아이들 먹는 군것질 거리가 그렇게 비싸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죠. 보통 학교 앞에는 아이들 장사를 위해 소량으로 싸게 파는 것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어른들 물가가 그대로 적용이 되고 있었던 거죠.

A실장은 아들의 논리적인 말에 결국 용돈을 인상해주기로 했답니다. 백원이면 충분했고 천원이면 세상을 다 가진듯한 느낌을 줬던 그 시절은 어디로 간 걸까요. 물가가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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