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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승환 사업부장 "카카오 게임하기, 소통의 도구"

카카오 반승환 게임사업부장
카카오 반승환 게임사업부장
2012년 7월 대한민국은 모바일게임에 흠뻑 빠졌다. 식당 아줌마도, 백발 노인도 모두 '엄지족'이 됐다. 지하철, 카페에서도 사람들은 모바일게임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 모든 것은 카카오 게임하기가 일으킨 놀라운 변화다. 지난 해 7월 혜성같이 등장한 카카오 게임하기는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히트작들을 속속 배출하며 승승장구했다. 변방에 불과하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세계 3위 규모로 탈바꿈시킨 것도 카카오 게임하기의 공로. 카카오 게임하기는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외국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인 사업모델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파트너사들과 동반 성장한 것이 카카오 게임하기가 낳은 최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발한 메신저 기반 게임플랫폼 사업은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시작하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늘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라면 이 사람의 이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반승환 카카오 게임사업부장. 지금의 카카오 게임하기를 만든 인물로 국내 게임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실세 중의 실세다.

그러면서도 반승환 사업부장은 유아 교육용 프로그램 '토마스와 친구들'의 7번 기차, '토비'를 카카오 내 영문 이름으로 사용하는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데일리게임은 반승환 사업부장을 만나 카카오 게임하기의 과거와 오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반승환 사업부장 "카카오 게임하기, 소통의 도구"


◆불확실한 시도였지만

"(카카오 게임하기는)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시도였습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시작을 묻는 질문에 반승환 사업부장은 그렇게 운을 뗐다. 그럴만도 했다. 당시 모바일 메신저에 게임을 탑재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외국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이 이같은 모험을 강행해야할 이유가 있었다.

"당시 카카오톡은 트래픽은 많은데 수익모델은 부재한 상황이었습니다. 선물하기, 유료 이모티콘만으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지요"

그와중에 신규사업개발팀을 맡게 된 반승환 사업부장. 그는 모바일게임을 신규 아이템으로 점찍어두고 있었다. 당시 해외에 비해 규모가 작았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JCE(현 조이시티)의 '룰더스카이'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재평가되던 시기였다.

"물론 처음에는 막막했지요. 무엇을 어떻게 시작 해야할지 감도 오지 않았습니다. 많은 가능성을 타진했어요. 그러다 모 게임업체로부터 카카오톡에 게임을 탑재하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으면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카카오 게임하기의 시작이었지요"

당시 5000만 명에 달하던 방대한 카카오톡 가입자를 활용한다면 뭔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페이스북을 토대로 소셜게임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징가의 사례도 그의 최종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 게임하기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부터 화려하진 않았습니다. 개발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선뜻 같이 해보자고 나서는 곳이 별로 없었어요. 그때는 카카오 소싱팀이 쉴틈없이 발로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반승환 사업부장 "카카오 게임하기, 소통의 도구"


'애니팡' 신화를 함께 만든 선데이토즈와의 인연도 맺어진 시기도 이때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가능성을 내다본 선데이토즈 측은 당시 싸이월드에서 서비스 하던 소셜게임 중 하나를 카카오와 손잡고 출시키로 하고 함께 작업에 돌입한다. 이 게임이 바로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는 퍼즐게임 '애니팡'.

"처음 일주일은 너무 조용하다 싶었습니다. 불안하기도 했어요. 워낙 부정적인 기사와 전망이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그러다 열흘째인가 '애니팡'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더군요. 됐다 싶었습니다"

반 사업부장은 이 때를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가장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애니팡'과 카카오 게임하기는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순망치한(脣亡齒寒)같은 관계였다. 보유한 하트(게임머니)에 따라 게임 이용횟수를 제한하고, 하트(게임머니)를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전송할 수 있게 한 '애니팡'만의 시스템은 게임 흥행에 크게 기여한 요소로 평가된다. 나아가 해당 기능은 다른 모든 게임에게까지 퍼지면서 카카오 게임하기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애니팡'이 순식간에 국민게임으로 거듭나면서 사람들은 카카오 게임하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대박 게임 '드래곤플라이트'에 얽힌 사연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 당시 '드래곤플라이트'는 카카오 소싱팀이 먼저 제안한 몇 안되는 게임 중 하나였다. 하지만 개발사 넥스트플로어는 카카오의 입점 제안을 거절했다. 회사 방침상 아이폰 전용 게임만 개발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애니팡'이 대박 흥행을 거두자 넥스트플로어의 입장은 180도 달라졌다. 반승환 사업부장은 "이후 넥스트플로어가 빠르게 안드로이드 버전 '드래곤플라이트'를 개발해줘서 또 한번의 대박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반승환 사업부장 "카카오 게임하기, 소통의 도구"


◆이용자와 파트너사 두루 만족시키겠다

승승장구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명암이 드리워진적도 있었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한 게임이 100종을 넘어가면서 초반의 그것에 비해 파급력이 약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도한 입점 수수료로 중소 업체와의 상생이 무색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심지어 카카오가 게임업체들을 상대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입점 수수료가 과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페이스북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플랫폼의 수익 배분율도 카카오톡과 동일한 7:3 수준입니다. 아마도 애플과 구글이 먼저 취하는 수수료 30%에 카카오 입점 수수료까지 더해지다보니 파트너 업체들이 체감상 과하다고 느끼시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반승환 사업부장은 카카오 게임하기가 점차 대형 게임업체만을 위한 플랫폼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대형 게임업체들은 초기 카카오 게임하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어요. 그러다 앞서 입점한 중소 개발사의 성공 사례가 잇달아 이어지자 이들의 시선이 바뀐 것 뿐이지요. 이 가운데에서도 네시삼십삽분의 '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등 중소 개발사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어요. 카카오는 꾸준히 중소 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겁니다"

반승환 사업부장에 따르면 카카오 게임하기에는 추후 입점 파트너사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게임 내 랭킹 시스템을 비롯한 소셜 기능이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파트너 업체들이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카카오 게임사업부의 궁극적 목표라고 반승환 사업부장은 거듭 강조했다.

심적 부담도 크다고 했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거듭난만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세계를 좌우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카카오를 주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어요. 그만큼 부담도 큽니다. 이용자와 파트너사를 두루 만족시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카카오 게임하기 기능 개선에 힘쓸 겁니다"

그는 카카오 게임하기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카카오톡은 지인과 지인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도구입니다. 카카오 게임하기 때문에 연락이 끊긴 옛 인연과 하트를 주고받다 연락까지 이어진 기억, 다들 있으실겁니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낳은 또 하나의 긍정적인 변화 아닐까요?"

반승환 사업부장 "카카오 게임하기, 소통의 도구"


◆반승환 카카오 게임사업부장 프로필

2011 카카오
2007 NHN 재팬 모바일게임본부
2001 한게임 서비스 기획팀장
1999 네이버 서비스 기획팀장
1997 삼성SDS 유니텔 정보개발팀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사진=데일리게임 박운성 기자 phot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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