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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안녕하지 못한 PC방 업계

최근 한 고려대학교 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철도 민영화 관련 노동자 직위 해제, 밀양 송전탑 사건, 부정선거 의혹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꼬집는 내용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해야 할 연말, PC방 업계 역시 안녕하지 못하다. 올해 6월 시행된 금연법 때문에 손님이 줄어들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고, 흡연실 설치로 추가적인 출혈이 있었다. 또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불법 윈도우를 사용하는 업주들에게 법무법인을 통해 공문을 발송, 업주들의 금전적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PC방 금연법은 올 연말까지 계도기간을 갖는다. 이 같은 대목을 노린 흡연실 및 흡연부스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는 업주들을 노려 싼 값에 유혹한 뒤 대금을 받고 잠적하는 등 불량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불법 윈도우 단속 내용을 포함하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자산 관리 캠페인 역시 소리없이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 PC방 양대 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이 업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움직였지만 큰 성과없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흡연실 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윈도우 문제가 시급하다. 패키지 하나당 약 22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는 윈도우를 50대 규모의 PC방에서 구입할 경우 한 번에 1100만원이 소모된다. 영세한 PC방에서 한 번에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물론 불법 라이선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 PC방 업주의 잘못이다. 그러나 불법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업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다. 금연법 때문에 폐업을 고려하는 업주가 상당수인 상황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자산 관리 캠페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붓는 것과 같다.

PC방 협단체는 합리적인 윈도우 가격을 이끌어내기 위해 조금 더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협회와 조합의 존재 이유다. 다사다난했던 PC방 업계의 2013년도 저물고 있다. 다가오는 2014년에는 모든 PC방 업주가 안녕하길 바란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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