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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애니팡2, 성공의 당위

지금으로부터 1년 하고도 5개월 전, 전국은 '팡' 열풍에 휩싸인다. 카카오톡을 타고 혜성같이 등장한 '애니팡'이 일으킨 변화였다. 똑같은 색깔의 퍼즐 3개를 연이어 맞추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애니팡'은 기록적인 흥행 신화를 써내려갔다. 특히 이용자 저변을 대폭 확대한 것이 '애니팡'의 큰 공로. 당시 식당 아줌마도, 복덕방 할아버지도 삼삼오오 모여 '애니팡'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애니팡'의 대박 흥행은 개발사 선데이토즈에 대한 관심으로 오롯이 이어졌다. 언론들은 메이저 아닌 중소 개발사가 일군 흥행 신화를 앞다퉈 보도했고, 이정웅 대표는 단숨에 게임업계의 '스타'로 발돋움한다.

'애니팡'은 수많은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등장하는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제 2 벤처붐이 불었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만큼 2012년을 기점으로 업체들이 쏟아져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했다. 온라인게임이 다소 주춤한 사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모바일게임은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기까지 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사람들의 환상이 깨지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제 2의 '애니팡'을 외치며 우후죽순 생겨났던 업체들은 생겨난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폐업수순을 밟았다. 첫 게임은 운좋게 시장에 안착했다 하더라도 후속작까지 연이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너무 많은 게임이 쏟아지다보니 경쟁이 심화됐고 게임의 질까지 하향 평준화되면서 이용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탓이었다.

'애니팡' 신화를 일군 선데이토즈조차 이같은 수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 선데이토즈가 '애니팡' 이후 내놓은 후속작 중 눈에띄는 성과를 낸 게임은 없었다. '애니팡'을 즐기던 10-20대 젊은 이용자 층은 이미 다른 게임으로 이동한 상태였고, 핵심 구매층인 장년 이용자들은 '애니팡' 외 다른 게임에는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 사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CJ E&M, 위메이드 등 자금력을 갖춘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됐고, 신생 업체들은 이들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는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로 시장 환경은 변모해 갔다.

이같은 불안정한 상황이었던 지난 11월 선데이토즈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이정웅 대표는 "또 한번의 성장 모멘텀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준비 중인 신작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그 모멘텀의 중심에 서 있는 게임이 바로 '애니팡2'다.

많은 게임업체들이 2014년의 키워드로 '글로벌'과 '생존'을 꼽는다. 뜻도 지향하는 바도 달라 보이는 두 단어지만 사실 속내는 맞닿아 있다.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답을 찾지 못한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겠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생존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 '속도', '경쟁' 등의 키워드를 꼽던 지난해와 사못 다른 풍경이다. '속도', '경쟁' 등의 키워드를 꼽던 지난해와 사못 다른 풍경이다.

최근 만난 한 모바일게임 업체 대표는 국내 시장에 더이상 '경쟁사는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경쟁사가 잘 되면 우리 회사 사정이 안좋아지는 여타 산업군과 달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경쟁사라도 잘 돼야 우리 게임도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정도로 아슬아슬하다는 반증이다. 실제 경쟁 게임과 자사 게임을 서로 연결해 이용자를 쉐어하는 크로스 프로모션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애니팡2'가 시장에서 성공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 2의 벤처붐을 주도한, 벤처 기업의 티를 벗고 이제 막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려 하는 선데이토즈의 미래가 밝아야 이를 뒤따르는 업체들의 앞날 역시 보장되기 때문. 올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인 여러 업체들에게 있어서도 선데이토즈는 좋은 '롤 모델'로 남아야 한다. 그래야 투자도 활발히 일어나고 양질의 게임이 출시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다.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애니팡' 신화의 주인공 선데이토즈가 불과 몇년만에 고꾸라져 버린다면,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에 미치는 여파는 상당하지 않을까.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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