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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자린고비'도 울고 갈 A기자의 절약정신

쇼핑이란 단어 자체를 모르며, 간혹 옷을 사면 10년이 넘도록 기워 입는 A기자가 있습니다. 절대 허투루 돈을 쓰는 일이 없는 그는, 좋게 말해서 근검절약이 몸에 배여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자린고비 보다 더한 태도에 동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랍니다.

A기자는 부지런합니다. 가급적 점심미팅을 진행하려고 애쓰는데 취재도 하고 점심값도 굳기 때문이죠. 점심미팅이 없다면 컵라면을 즐깁니다. 사발면을 아주 좋아하죠. 저녁은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혹시나 술자리가 이어지고 늦어지면 택시 탈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죠.

그는 연애도 합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취업 준비생으로 3년 넘게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트 비용을 철저히 '더치페이'로 합니다. 서로 사랑한다면 그 비용까지도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죠.

A기자는 모바일게임 투자심사, 원고 기고 등으로 부수입이 생기지만, 주변의 갈굼(?)에도 불구하고 한 턱 쏘는 일이 없었습니다. 2년이 넘게 같이 일해온 A기자 후배는 그에게 커피를 얻어 먹은 것이 전부입니다.

A기자는 군 방상내피(일명 깔깔이)를 입고 생활합니다. 게임업체에서 준 로고가 박힌 옷을 회사 규정상 입지 못하기 때문에 따뜻하고 무난한 깔깔이를 샀습니다. 그는 필요가 없는 지출을 하게 만드는 이 회사의 복장 규정을 아주 싫어합니다.

얼마 전 직장인이라면 모두 기다린다는 연말정산이 있었습니다. A기자가 지난해 사용한 모든 지출내역 합산해 보니 400만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일년에 400만원만 썼다'는 놀랄 일인데, 사연을 들어보면 더 기막힙니다.

이 중 100만원 정도는 교통비로 사용됐습니다. 그리고 또 100만원 가량은 종신보험료로 지출했죠. 휴대폰 요금이 연 70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렇게 저렇게 제하고 보니 지난해 A기자가 순수하게 사용한 돈은 약 130만원 정도 입니다. 한 달에 10만원 정도 사용한 셈이죠.

친구는 자기 집이나, 친구네 집에서 만납니다. 부모님이 차려준 밥을 먹고 담소를 나누며 건전하게 보냅니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계획에 없던 지출을 하는 것' 입니다. 가령 어디 모임에 갔는데 회비를 거둔다거나 하는 일이죠.

A기자는 지금 연인과 결혼을 할 계획인데,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출장으로 모아둔 마일리지를 사용해서 말이죠. 물질에 얽매이는 요즘, A기자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못 보던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왔길래 물어보니, "동생이 방학이라 입고 왔다"고 합니다.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던 선배들만 바보가 됐죠.

A기자의 꿈은 빌딩을 사는 겁니다. 착실하고 충실히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A기자의 절약정신을 안 선배들은 노후를 생각해 A기자에게 잘해주기로 결정했답니다. 빌딩을 사면 건물관리라도 맡겨 줄까 하는 심산에서죠.

A기자, 이만하면 자린고비나 스크루지 못지 않지 않죠? '출연료 생각해서 방송 한번 나가봐라'고 꼬시고 있으니, 조만간 방송에서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A기자가 누군지 다들 아실거라 생각되지만, 쉿~! 우리만의 비밀로 하기로 하고 ABC 마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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