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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왜 이정웅이어야 했나

"게임중독법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고, 해외 투자유치를 하려고 할 때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 기업과 역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게임, 드라마, 음악 등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을 초청해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정웅 대표는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종사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의문이 든다. 왜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 이정웅 대표여야 했을까. 이 대표는 모바일게임 '애니팡' 하나로 벤처 신화를 일군 인물이다. 외면상 패널로서의 자격은 충분하다. 하지만 그는 '애니팡2' 표절 논란부터 시작해 최근 자사 지분 매각 건으로 업계에 회자되고 인물 중 하나다. '애니팡2' 표절과 관련해선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고, 상장업체로 등록한지 5개월 만에 회사 지분을 1200억원에 매각하며 '먹튀' 논란을 낸 게 이정웅 대표다.

그런 그가 '창조' 경제를 외치는 문화융성위원회에 초대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 일이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은 업계에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는 있었어도, 신임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게임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큰 산업이며, 한쪽만 바라보고 규제하면 업체가 손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 "콘텐츠는 창의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저해하거나 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원수라고 생각하고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도 핵심은 '창의성'이다. 창의성이 없다면 콘텐츠 산업의 발전도 미래도 없다는 이야기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게임업계 대표로 참석한 이정웅 대표가 규제로 인해 해외투자 유치의 어려움과 역차별 문제를 토로하자 나온 대답이다. 내심 기다렸던 답변이 나와 게임업계는 안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씁쓸함은 지울 수 없다. 표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그가 게임업계의 상황을 전하는 인물로 섭외됐기 때문이다. 굳이 그가 아니었어도 게임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은 많다. 스타 개발자가 필요했어도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어야 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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