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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2004] 온라인게임 심의, 부처간 갈등 심화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기고, 2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12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게임플랫폼이 이동하면서 신규 수요가 창출됐고, 국내 대작 온라인게임의 해외 시장 진출이 산업 성장을 이끈 것이죠.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0년전 게임업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응답하라2004] 온라인게임 심의, 부처간 갈등 심화

◆2004년 5월 23일: 게임업계, 캐릭터 사업 진출 '활발'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게임 주인공을 모델로 한 캐릭터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출시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미르의전설2’ 등 미르 시리즈와 관련된 30여종의 캐릭터 상품을 연내 중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중국 등지에 선보인 그라비티는 지난해 9월부터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올해 미국시장진출을 추진 중입니다.

그라비티는 지난해 캐릭터 판매 및 라이선싱으로 1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캐릭터 상품의 종류를 지난해 150여종에서 올해 500여종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최근 아동용 온라인게임 ‘비엔비’를 중국에서 크게 히트시킨 넥슨도 게임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인형, 열쇠고리 등을 현지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유명 캐릭터를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아이비에스넷은 인터넷 업체인 하나포스닷컴과 온라인 디지털동호회 디시인사드의 유명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한 데 이어 올 연말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모바일 업계는 ‘마징가Z’나 ‘건담’ 등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이미 게임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다음 달에는 ‘에반게리온’ 등이추가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2004년 5월 23일: 국산 비디오게임, 해외 진출 '가속화'

국산 비디오게임의 해외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개발사 판타그램이 국산 비디오게임으로는 처음 북미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소프트맥스도 일본 시장 공략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산 비디오게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게임쇼 E3에서 4백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는 등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판타그램은 지난 4일 마이크로소프트와 X박스용 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 : 더 크루세이더즈’를 공동으로 미국시장에 배급키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국내에서 개발한 비디오용 게임이 북미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킹덤 언더 파이어 : 더 크루세이더즈’는 중세를 배경으로 보병·용·몬스터 등으로 구성된 부대를 육성해 적을 물리치는 내용을 담은 게임입니다. X박스에서 처음 시도하는 액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이기도 하죠. X박스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게임 기능도 지원된다고 합니다. 판타그램은 이 게임을 연내 출시한다는 목표 아래 영어판은 물론 한글판과 일본판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맥스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액션롤플레잉게임 ‘마그나카르타 : 진홍의 성흔’을 올 가을 일본에서 정식 발매할 예정입니다. 게임 개발에는 소프트맥스의 대표작인 ‘창세기전 시리즈’와 PC용 ‘마그나카르타’ 제작진 전원이 참여했습니다.

게임은 전작 ‘마그나카르타’와 주인공 이름과 배경이 같다는 점을 빼고는 전혀 다른 세계관과 스토리로 구성됐습니다. 또한 다른 롤플레잉게임과는 달리 동양적인 분위기의 퓨전적인 세계관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손’이라 불리는 원주민이 살고 있는 이페리아 대륙에 새로운 대륙을 찾아 나선 인간이 발을 내디디면서 빚어지는 갈등과 전쟁을 소재로 했습니다.

이외에도 어린이용 게임 전문 제작업체인 엔로그소프트도 올해말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한 국내 최초의 PS2용 네트워크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업계와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2004년 5월 24일: 게임 마케팅 전문가 양성, 게임학교 개설

게임 마케팅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임학교가 개설됩니다. 게임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는 많지만 게임 마케팅 인력에 특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앙대 콘텐츠경영연구소(소장 위정현 교수)는 한국게임산업협회와 공동으로 다음달 4일부터 6주간 온라인게임 핵심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2004년 전략 마케팅 게임학교'를 운영합니다.

게임학교에는 온라인게임 업체 실무자만 참가할 수 있으며 사례연구 토론 팀 프로젝트 등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교육은 매주 금요일 4시간씩 이뤄지며 강사진은 국내외 대학교수와 유명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교육내용은 게임산업의 국내 및 글로벌 경쟁 현황,해외 온라인게임 마케팅, 중국 온라인게임 사용자 분석,타산업 벤치마킹,게임산업의 원소스멀티유즈, 새 게임 런칭 마케팅 사례 연구 등입니다.

[응답하라2004] 온라인게임 심의, 부처간 갈등 심화

◆2004년 5월 24일: 온라인게임 심의, 부처간 갈등 심화

온라인게임 '리니지2'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윤)의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계기로 게임관련 업무 관할을 둘러싼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간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부가 정통부에 온라인게임 심의 등 게임산업 관련 업무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고 나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24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문화부는 최근 정통부가 사전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게임관련 정책.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여러 차례 협조공문을 보내 게임관련 업무를 문광부로 일원화하고 업무추진 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문광부는 공문에서 "현행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과 문광부 직제상 우리 부가 게임산업 종합정책 수립.실행 담당 부서로 돼 있으며 정통부 직제에는 게임관련 업무가 제외돼 있다"며 "정통부가 게임산업 업무를 추진할 근거가 없는 만큼 관련업무를 문광부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문광부는 특히 문광부 소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심의를 맡고 있는 온라인게임 분야에 대해 정통부 소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위)가 심의강화를 추진해 이중규제에 따른 업계발전 저해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정통윤 심의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통위가 최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에 대해 과다한 노출과 폭력성 등의 이유를 들어 19세 이상 이용이 가능한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게임업계 등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무조정실도 올해 초 펴낸 2003년도 정부업무 평가결과에서 온라인게임 중복심의에 따른 부처간 갈등과 업체 불만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심의업무 일원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정통부에 대해 올 상반기 안으로 온라인게임 심의업무를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하는 등 사실상 문광부의 손을 들어준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업무 일원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게임과 관련해 양 부처가 각자 할 역할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통부는 게임이 IT산업과 문화산업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정통부로서는 IT산업으로서 게임에 대해 할 일이 많으며 심의는 법적 근거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툼의 결과가 주목되네요.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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