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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엔씨, '1000만 다운로드 달성' 자회사 청산 배경은

[이슈] 엔씨, '1000만 다운로드 달성' 자회사 청산 배경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모두의게임'으로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모바일게임 자회사 핫독스튜디오(대표 김민우)를 청산한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핫독스튜디오의 기업청산은 사실 예고된 수순이었다.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것 뿐이다. 관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2015년 정리될 예정이었으나 올해 8월로 기업청산이 앞당겨졌다. 경영 악화에 따른 누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실제 2014년 1분기 기준 핫독스튜디오의 총자산은 9억 원, 순손실은 4억5600만 원에 육박했다.

2012년 '모두의게임'을 흥행시키며 주목받았던 핫독스튜디오가 불과 3년여 만에 기업청산에 이른 배경에는 경영진의 무능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이 회사는 앞서 글로벌 기업들과 IP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으나 이중 성사된 것은 단 한 종도 없었다. 핫독스튜디오는 엔씨소프트 자회사로 편입 직후인 2011년부터 디엔에이(DeNA), 그리(GREE) 등 일본의 주요 소셜게임 업체를 비롯해 유명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D사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들 계약은 잇따라 파기되거나 무산됐다.

퇴사자들은 "좀처럼 얻기 힘든 기회(D사 등 글로벌 업체와의 계약)를 저렇게 쉽게 무산시킨 핫독스튜디오 경영진의 판단을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회사를 이끈 김민우 대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3년 6월 성영익 설립자겸 대표의 퇴사 이후 김민우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핫독스튜디오가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는 게 퇴사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불법 리베이트에 김 대표가 연루됐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이같은 실책은 모회사 엔씨소프트의 재투자 유치 불발로 이어진다. '모두의게임'의 1000만 다운로드를 지켜본 엔씨소프트는 핫독스튜디오의 개발력을 인정, 20억 원에 이르는 재투자를 약속한다. 그러나 2013년 1분기경 '모두의게임' 매출이 급감하면서 핫독스튜디오가 선보일 후속작들의 성과에 따라 재투자를 진행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한다.

이후 핫독스튜디오가 내놓은 '나는마왕이다3' 등 신작들이 잇따라 실패를 거듭하면서 엔씨소프트는 올해 4월 핫독스튜디오 측에 추가 투자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 시점에서 핫독스튜디오는 이미 엔씨소프트에게 버려진 셈이다. 해당 통보를 받은 김민우 대표는 회사 인원 중 50%를 즉각 감원하고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이같은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기업청산…엔씨소프트에 미칠 영향은

2011년 7월 경영권 및 지분 58.3%(성영익 당시 대표 지분 포함)를 엔씨소프트에 35억 원에 인수된 이후 핫독스튜디오는 엔트리브소프트와 더불어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사업을 책임지는 '일익'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초 열린 201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엔씨소프트는 핫독스튜디오, 엔트리브소프트 등 자회사를 통해 모바일게임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핫독스튜디오가 기업청산에 돌입하면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와 함께 모바일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계획에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핫독스튜디오 청산이 자사 모바일게임 사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2014에 엔트리브소프트와 함께 공동 출전해 그동안 준비한 모바일게임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9월 중 간담회를 열어 지스타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할 방침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1000만 다운로드 기록을 낸 유망 게임업체가 한순간에 소멸되는 것을 보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장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체감했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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