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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라이엇, 진정성의 힘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으로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최대 규모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고 했을 때 단지 '일이 좀 더 많겠구나'하는 생각 뿐이었다. 매년 롤드컵을 취재하면서도 정작 현장에서의 경험이 결승전 밖에 없는 기자로서는 큰 감흥이 없었다. 설사 그게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 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웬걸, 조별 예선부터 장난이 아니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마치 월드컵에 출전한 축구선수들처럼 사뭇 비장감까지 서려 있었다. 경기도 치열했다. 마치 자신들이 속한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고 말하듯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를 치렀다.

'LoL', 그리고 롤드컵은 게임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를 넘어 이를 즐기는 모두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롤드컵 안에는 희로애락이 있다. 승자의 기쁨과 환희, 패자의 분한 마음과 아쉬움, 그들의 행동부터 플레이를 지켜보는 즐거움까지 롤드컵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게임 대회 하나를 두고 뭐 그리 거창하게 왈가왈부 하냐고 할 수도 있겠다. 이를 단순한 게임 대회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다. 아직도 e스포츠가 스포츠냐고 하는 이가 있지만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적어도 해외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한국과는 많이 다른 풍경이다.

사실 이번 롤드컵은 한 때 보이콧 여론이 일면서 흥행을 점치기 힘들었다. 지난해 롤드컵을 한국에서 열겠다는 발표 후 올해 세부 일정이 공개됐고, 16강을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진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반발이 극에 달한 것이다. 친 이용자 정책을 앞세워 국내 이용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라이엇게임즈도 이번 만큼은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한국에서의 경기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 세계적인 가수들의 공연 장소로 애용되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이 'LoL' 팬들로 가득 메워졌다. 그리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마련된 4만여 석의 티켓도 모두 동이 났다.

흔히 e스포츠를 게임 마케팅의 일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라이엇게임즈는 달랐다. 'LoL'을 야구, 축구와 어깨를 견줄 정도의 스포츠로 키우겠다는 말을, 비록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현실이 될 것임을 적어도 그들은 믿어의심치 않는 것 처럼 보인다.

진정성, 그것이 곧 라이엇게임즈가 가진 꿈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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