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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모바일 카피 게임들을 바라보며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참신한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게임들도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넘었다.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던 모바일게임 시장은 3년 만에 고착화된 모양새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언제나 트렌드를 따라갔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게임 붐이 일었던 2011년, 2012년은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캐주얼 게임들이 성행했다. 2013년에는 미들 코어 게임들이 대세를 이뤘고, 올해는 RPG 게임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시장의 흐름에 따라 동일 장르의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어느새 각 게임들에서 차별점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어떤 게임이 잘된다고 하면 그와 비슷한 게임들이 우후죽순 쏟아진다.

중국에서는 리리스의 '도탑전기'가 인기다. 지난 3월 출시된 이 게임은 7개월 동안 매출 1위를 질주했다. 위챗 기반이 아님에도 이러한 성과를 내자 한국에서도 이 게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 굵직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이 게임을 들여오기 위해 움직였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어쨌든 '도탑전기'가 흥행가도를 달리자 어김없이 이와 유사한 게임들이 속속 출시됐다. '도탑전기'의 영문판 버전으로 불리기까지 했던 '히어로즈 차지', '도탑전기'와 꼭 닮은 '갓즈러쉬',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들을 활용한 '리그오브서머너', '어벤저 히어로', 최근 출시된 'R.U.Ready'까지 '도탑전기'의 시스템을 차용, 여기에 양념을 친 아류작들이 쏟아졌다.

사실 '도탑전기'도 '도타' 캐릭터들을 차용한, 어떻게 보면 카피 게임이다. '도탑전기'를 모방한 게임들의 연이은 출시는 베낌과 베낌의 연속인 셈이다. 베꼈다는 비난을 들어도 매출이 나오니 할 말이 없다. 이미 국내에서도 '도탑전기'를 모방한 게임들의 출시가 감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미 나올만한 게임은 웬만큼 다 나왔다. 대형 게임사들이 대규모 마케팅 자본을 쏟아부어 시장을 선점하는 현 상황에서 중소개발사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기도 더이상 쉽지가 않다.

카피 게임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먼저 이러한 게임들을 외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잘되는 게임을 무작정 모방하기보다는 참신한 기획으로 승부하는 풍토 조성도 필요하다. 급속도로 팽창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탈없이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면 말이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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