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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걸스타를 부탁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4 주간이 다가왔다. 이번 지스타는 게임업계의 반발을 산 서병수 시장이 부산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크고 작은 게임 업체들이 적지 않은 규모로 참가하면서 어느 정도 구색은 맞출 수 있게 됐다.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대형 신작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게임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외적인 볼거리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지스타 참가 업체들이 유명 연예인 초대 손님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스타 초기 업체마다 경쟁적으로 유명 가수 초청공연을 벌이고 게임 모델 사인회를 열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작년만 해도 연예인 초청 공연이나 사인회가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인지도 높은 연예인 초대 손님으로는 헝그리앱 부스를 찾는 걸스데이 혜리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스타 '걸스타'로 불리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지스타 초창기 게임 부스 모델이나 연예인 초청 과열 경쟁에 대한 비판으로 지스타가 '걸스타'로 불렸다. 관람객들은 지스타 현장에서 신작 게임 외에도 평소에 가까이서 만나기 어려운 유명 스타들을 보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었다.

업체 관계자들이 유명 연예인 섭외를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예산 부족"이다. '걸스타' 시절에는 지금보다 경기가 좋았기에 연예인 섭외에 공을 들일 수 있었지만 정부 규제에 경제 전반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지스타가 '걸스타' 소리를 듣던 시절 게임보다 다른 눈요기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게임 전시회답게 게임을 국내외 관람객과 해외 바이어들에게 알리는 데 집중하기 위해 연예인 초청 행사를 줄인 업체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쩍 초라해진 이번 지스타 연예인 초대 손님 명단을 보고 있노라면 아쉬운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지스타 개최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고 싶지 않지만 (정부 눈치를 봐야 하기에)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 업체들이 어정쩡하게 참가한 탓에 이런 상황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지스타는 출범 초기에 비해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관람객 수나 상담 실적 등 사무국 발표 수치는 나쁘지 않지만 지스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도 지스타를 바라보는 시각이 차가워지고 있다. 수도권을 떠나 부산에서 개최되기 시작한 이래 해마다 개최 도시 문제가 반복 거론됐으며 일부 게임업체들이 자체 글로벌 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하며 큰 성과를 얻는 모델을 만들어내며 전시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라리 '걸스타'라는 욕을 먹던 초창기로 돌아가고픈 생각까지 든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기자뿐만은 아닐 것 같다.


[데일리게임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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