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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엔씨-넥슨 갈등에 텐센트만 웃을라

엔씨소프트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넷마블게임즈가 가세하면서 흐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 지분 교환에 경영권 분쟁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으며, 넷마블을 엔씨의 '백기사'로 보는 시각에도 불쾌감도 드러내고 있다.

엔씨와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쳤으며 이러한 전략적 제휴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한다. 온라인 게임 최고인 엔씨와 모바일 최고인 넷마블의 만남은 분명 그러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문제다. 그들이 그리는 그림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 파장은 지금 맞잡은 손을 놓는 것 보다 더한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을 이미 넥슨과의 경험을 통해 알았을 것이다.

'한국게임의 위기, 해답은 글로벌'이란 김택진, 방준혁 두 창업자의 선언에 무조건적으로 동감하고 그러한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

걱정은 텐센트다. 보다 엄밀하게 말하면 '토라진' 넥슨과 이에 반응하는 텐센트다. 넥슨이 경영참여가 실패한다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게 된다. 넥슨 입장에서는 그 동안의 손실이라도 만회할 생각이 들 것이고, 현 상황에서 적격의 파트너는 텐센트다.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의 3대 주주다. 만약 넥슨이 텐센트에 15% 지분을 그동안의 손실을 보상해 넘긴다는 딜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게 되면 엔씨-넷마블-텐센트의 관계가 묘해진다. 넷마블이 주식스왑 방식으로 확보한 엔씨 주식 9%를 텐센트에 다시 넘긴다고 생각해 보자. 그렇게 되면 텐센트는 24% 지분으로 엔씨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

물론 가정이긴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러한 일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글로벌 최고 기업이 된 텐센트가 게임기술을 가져가기 위해 수천억을 쓰는 일은 없겠다만, 그 대상이 한국을 대표하고 기업가치가 수 조에 달하는 엔씨소프트라면 군침 흘릴만한 조건이지 않는가.

물론 지분율 싸움이라는 것이 워낙 복잡하고 변수들이 많아, 텐센트가 한국 대표 기업을 그냥 '꿀꺽'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본인도 이것이 단지 '시나리오'이기만을 빈다.

다만, '설마 넥슨이 아님 설마 넷마블게임즈가 그렇게 할까'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아무른 대응을 하지 않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엔씨-넥슨-넷마블이 밝혔듯이 주주가치를 높이고 회사의 이윤을 극대화 하며, 한국게임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지 만에 하나 중국 기업 배불리는 일은 없기를 우려하고 또 우려한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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