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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맛난 요리 만들까

4일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호텔 정문을 비롯한 곳곳에는 '스토브'란 이름이 새겨진 걸개들이 걸려 있었다. 상대적으로 비싼 행사장과 그곳을 치장한 모습에서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이하 스마일게이트)가 이 행사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유행하는 말로 '고급져 보이는' 행사였다.

'스토브'는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이는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이다. 음식 넣고 끓이는 그 가스난로, 그'스토브'다. 그것처럼 게임이란 재료에 제공되는 관리툴을 양념 삼아 '맛난' 게임을 만들겠단 의미를 담았다.

시도, 배경, 방식 모두 좋다. 돈이 없는 회사도 아니고 성공만 하면 멋들어지게 폼도 날 것이다. 성공한 벤처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는 명분도 있고 적게나마 수수료로 실리도 챙겼다. 적은 수수료라 하지만 '스토브'가 카카오 게임하기만큼 성공한다면 무시하지 못한 이익이 될 것이다.

그런데 행사를 지켜보노라면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토스트'가 겹쳐진다. 부엌에서 익숙한 이름에 돈 많은 회사가 아군을 모아 새롭게 시장을 만들겠단 시도, 이를 위해 각종 지원을 약속한 방식도 익숙하다. 그러고 보니 행사장 여기저기 '토스트'와 관련된 인사들도 눈에 띈다.

그때나 지금이나 시도는 거창한데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드는 것도 여전하다. '성공하면 참 좋을텐데' 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데, 이번에도 '과연'이란 물음이 먼저 든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방안이 나왔다만 실제로 신생 개발업체의 구미를 당기기 할만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은 없었기 때문이다.

NHN엔터가 '토스트'를 내놓았을 때 해외선 한창 '라인'이 대세였다. NHN엔터와 네이버가 분리가 됐다만 당시 '토스트'를 띄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라인과의 연계가 아니었나 싶다. 크로스마케팅을 지원하고 게임DB를 관리 분석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만, '토스트와 계약을 맺으면 라인을 통해 해외로 가게 해줄께'라는 선언적인 내용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분명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됐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란 툴에 중국, '크로스파이어'를 연결시켰으면 더 이슈가 되지 않았을까. 모두 네이버와 텐센트라는 다른 회사와의 공조를 위해 이해와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그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는 8월경 스토브를 통해 게임을 내놓을 것이다. 자회사인 선데이토즈 신작이 될 수도 있고, 업계를 놀라게 할만한 세계적인 개발업체의 게임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저력이 있는 회사니 기대가 된다. 그럴 것이란 믿음도 있다.

'스토브'는 '토스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용두사미'로 끝난 NHN엔터의 시도를 통해 개발사가 원하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 무엇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무엇인지를 알고 있길 바란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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