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임 커뮤니티에 '고2때 하스스톤으로 진화론 연구했던 썰'이라는 글이 지난 26일 게시됐다. 글쓴이는 '자연선택 원리를 이용한 전략 카드게임 인공지능의 향상 방법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서를 소개하며, 덱을 생명체로 카드를 유전자로 대입하는 게 핵심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유전 알고리즘으로 컴퓨터의 학습 능력을 시험하는 동영상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설명한 그는 "카드게임이라는 분야에서도 진화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데 목표를 뒀다"고 밝혔다.
실험을 위해 우선 '하스스톤'의 직업, 중립 기본카드와 일반카드를 전부 제작한 계정을 두개 준비해, 주문과 하수인을 포함해 모든 카드에 3자릿수 번호를 붙혔다. 이후 무작위로 만든 '제 1세대' 덱 10개를 매크로 프로그램 기본설정으로 마법사 전문가 인공지능과 20회 게임을 시킨 후 승패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이 중 승률이 가장 높았던 덱 4개만 생존하고, 나머지는 도태시켜 제 n+1세대 n세대의 생존 덱 4개와 그것들을 각각 교배시킨 '자녀' 덱 6개를 구성한 뒤 이를 반복했다. 유전과 무작위 돌연변이 요인도 포함해 5세대까지 실험을 진행했고, 차세대로 나아갈 수록 승률이 48%, 61.5%, 64%, 68%, 71%로 크게 상승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는 "교내에서 진행한 작은 과학 자유연구 발표대회를 위해 준비한 것으로 순위권 진입에는 실패했다"며 "2달간 열심히 준비해 발표했는데 이해하기 힘들어하거나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데다 특히 한 분은 '게임'으로 실험했다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실제 진화의 과정을 불완전하게 모방한 것에 불과하지만 나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은 "고등학교 2학년이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스스로 문제를 찾고 풀어나가는 과정과 창의적 시도가 감탄할만 하다", "유전 알고리즘 개념에 접근한 정도지만 발상은 재밌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