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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마비노기'에 귀신이 나타났다!

수 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데일리게임은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게.이.머'의 세 번째 시간은 올해 장수 게임 '마비노기'에서 11년전에 일어난 '귀신 출몰' 사건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신문에 실리기도 한 이 사건은 오픈베타 당시 일어난 사건이기에 11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나 잘 모르시는 분도 많을텐데요. 지금부터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1년 차 장수 게임 '마비노기'는

'마비노기'는 넥슨 산하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개발 및 서비스를 담당하는 MMORPG입니다. 론칭 초기부터 선전 문구로 '높은 자유도의 2세대 온라인 게임'을 주창했을 정도로 자유도를 강조한 게임이죠.

'마비노기'라는 타이틀의 유래는 중세 웨일즈어의 '이야기'라는 뜻인 'Mabinogi'와, 켈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책인 '마비노기온'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틀의 어원에 걸맞게 켈트 신화가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데요. 인 게임 설정은 대부분 아일랜드 신화에서 비롯한 것이 많습니다. 아일랜드를 지칭하는 아일랜드어의 영어 표기인 '에린'을 비롯해 모리안, 키홀, 루, 마하, 이멘 마하, 포워르, 누아자 등의 게임 내 등장하는 다양한 명칭과 그 설정 등의 많은 부분에서 아일랜드 신화와 동일한 설정을 보입니다.

저승과 이승의 경계가 약해진다든지, 마비노기의 삼하인에 나이를 먹고 저승에 갈 수 있는 등의 설정 또한 아일랜드 신화에서 따온 것이죠.

'마비노기'는 2002년 KAMEX에서 처음 공개된 뒤 2003년에 오픈베타를 시작했는데요. 오픈베타 당시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단순 전투 위주 MMORPG와는 차별화된 생활형 콘텐츠와 개성 있는 NPC들과의 쌍방향 대화,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아 현재까지 서비스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키아 던전에 귀신이? '마비노기' 귀신 출몰 사건

2004년 '마비노기'가 오픈 베타에 돌입하고 수많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며 많은 피드백을 주고 받았습니다. 당시 국내에서는 흔치 않던 장르의 게임인데다 캐릭터성 있는 운영진들과의 소통이 지속되며 많은 인기를 끈 것이죠.

오픈 베타를 한참 진행하던 어느 날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마비노기'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글을 통해 퍼진 소문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키아 던전에 병으로 죽은 남매의 영혼이 갖혀 있어, 가끔 길을 잘 못 들어선 이용자들에게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귀신을 만난 이용자는 벽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다시 나왔을 때는 인벤토리의 아이템들을 모두 뺏긴 상태다."

[게.이.머] '마비노기'에 귀신이 나타났다!

위 스크린샷이 바로 해당 '귀신'의 모습입니다. 빨간 머리의 초보자옷을 입은 캐릭터와 보라색 머리의 초보자 옷을 입은 소녀 캐릭터가 남매처럼 꼭 붙어 서서 이용자들을 바라보고 있지요. 그런데 당시에는 시스템상으로 모든 캐릭터들에게 빨간 머리와 빨간 눈을 지원하지 않았기에 귀신이라는 소문이 더욱 커졌습니다.

키아 던전 입구에서 출몰하는 이 귀신은 모든 이용자들에게 다 보였던 것은 아니고 일부 사람들에게만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귀신 캐릭터를 향해 타겟팅을 하거나 공격 자세를 취하면 해당 이용자를 향해 공격 모션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귀신의 출몰은 사실이었지만 소문의 일부인 이용자가 벽쪽으로 빨려 들어간다던가 다시 나왔을 때는 인벤토리가 비어있었다는 말은 확인 결과 소문이었을 뿐이라고 하네요.

◆귀신 출몰 사건 이후의 이야기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일간지 신문에 실리며 게임 이용자뿐만 아니라 일반에도 널리 퍼지기도 했습니다.

출처: 스포츠투데이
출처: 스포츠투데이

해당 사건은 개발사인 데브캣이 일부러 넣은 이스터 에그라는 설과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귀신을 만난 이용자들의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었던데다 데브캣의 발표도 이어져 사실 무근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당시 데브캣 측은 "게임 소스에는 저런 캐릭터가 없다"고 밝힌 후 "해당 오류의 원인을 알 수 없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데브캣은 오픈 베타용 서버 정리의 일환으로 귀신이 등장하는 서버를 폐쇄 조치했고, 그 뒤로 귀신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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