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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빅3] '알파고·머신러닝·인간' 모두 게임으로 '학습'

게임업계에는 일주일 동안에도 수많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중에서는 금세 지나쳐가는 소식들도 있지만 오랜 기간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뉴스도 존재합니다. 데일리게임은 매주 월요일 지난 한 주 동안 있었던 일들 중 이슈 혹은 핫피플을 뽑아 소개하는 코너 '핫이슈'를 준비했습니다.<편집자주>

지난 주에는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 九단의 경기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국내외 언론이 관련 기사를 매일같이 쏟아냈는데요. 뒤이어 정부까지 나서며 인공지능의 자가 학습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등 한주 동안 큰 화제가 됐습니다.

자가 학습 프로그램이 학습을 위한 수단으로 택한 것이 '바둑'인 것도 흥미롭지만 이후 도전 과제로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이 언급된 것도 의미가 큰데요.

사실 자가 학습 프로그램과 게임은 예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알파고의 전신인 '딥마인드'는 게임을 통해 학습 능력을 향상 시키기도 했고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은 게임 내 비매너 행위 및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의 색출을 위해 자가 학습 프로그램을 게임 내에 적용하기도 했죠. 이렇게 게임 분야에서의 자가 학습 프로그램 등의 AI(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오랫동안 이어져왔습니다.

이렇듯 게임은 학습에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요. 게다가 지난 주에는 게임이 인간의 학습 및 지능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까지 발표되며 학습과 게임의 끈끈한 관계를 입증했습니다.

◆미래의 자가 학습 인공지능 '알파고', 학습 수단은 '게임'

[핫이슈 빅3] '알파고·머신러닝·인간' 모두 게임으로 '학습'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벌어진 구글의 자가 학습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계적인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九단과의 경기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경기는 초당 10만 개의 착점 방법을 동시에 고려하는 1200개 CPU로 이루어진 인공지능과 한 명의 인간과의 싸움으로 화자 되기도 했는데요. 10의 170승이라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두고 싸우는 바둑이라는 분야에서 세계 랭킹 상위권에 인공지능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13일 벌어진 4국에서는 지난 경기를 통해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했다는 이세돌 九단이 승리를 거두며 "역시 이세돌"이라는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4국 종료 이후 인터뷰에서 구글 시니어 펠로우 제프 딘이 딥마인드의 데니스 하사비스가 '스타크래프트'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알파고가 다른 게임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해 주목 받기도 했는데요.

RTS(Real Time Strategy, 실시간전략게임)장르의 '스타크래프트'는 상대의 전술을 파악해 전략적인 실시간 전술 변경을 수행해야 하는 게임인데요. 항상 상대의 수를 보면서 자신의 수를 고려할 수 있는 바둑과 달리 상대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도 대처해야 하는 등 바둑과는 또 다른 숙제도 있습니다.

애초에 구글이 인공지능을 테스트하는 수단으로 바둑을 택한 것 자체가 10의 170승이라는 엄청난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는 바둑의 특성에 익숙해지면 인간에 관계된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보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습니다. 이를 통해 의학과 통역 등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한 범용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시도였던 것이죠.

'스타크래프트' 외에도 게임이 알파고의 성장에 도움을 준 경우도 있는데요. 구글은 알파고의 전신인 '딥마인드 소프트웨어'(이하 딥마인드)에게 '벽돌깨기' 게임의 최대 스코어를 기록하라는 과제를 냈었습니다.

구글은 '딥마인드'에게 게임 화면과 바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외의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고 '딥마인드'에게 그 화면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는 픽셀 덩어리일 뿐이었습니다. 바를 좌우로 아무렇게나 움직이며 의미 없는 움직임을 보이던 '딥마인드'는 이내 꽤 능숙한 플레이를 해냈는데요.

4시간이 지난 뒤에는 한쪽 벽돌을 공략해 구멍을 낸 뒤 그 안으로 공을 튕겨 넣어 높은 스코어를 내는 방법까지 알아냅니다. 이 모든 것이 화면과 점수 외에는 아무런 인풋 없이 파악한 것이죠. 이렇듯 정확한 목표와 그를 위한 방법을 알아내는 일련의 게임 플레이 과정이 학습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현재의 자가 학습 인공지능은? 'LoL, 머신러닝'

[핫이슈 빅3] '알파고·머신러닝·인간' 모두 게임으로 '학습'

최근 라이엇게임즈는 'LoL'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 내 비인가 프로그램'과 관련된 입장을 표명했는데요. '헬퍼'로 불리우는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와 '비매너 플레이'에 대한 대응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속적으로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를 제재해 올해 1월부터 2월 사이에만 3만 여 개의 계정을 영구적으로 이용 정지 처분했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도 감지 기능을 개선하고 제재된 계정 수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라이엇게임즈의 감지 기능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라고 불리는 게임 내 비매너 플레이 적발 프로그램인데요.

'머신러닝'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고 결과를 실행에 옮기는 기술의 통칭입니다. 다른 이용자의 원활한 게임을 고의로 방해하거나 거친 언행을 일삼는 이용자를 다양한 게임 데이터를 활용해 컴퓨터가 알아서 제재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이죠.

채팅 기록을 통해 문화권별 언어 사용 차이와 게임 용어까지 시스템이 인식해 악성 채팅을 자동으로 필터링하며 게임 내 아이템 획득량, 이용자 이동 경로와 클릭 수 등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해 악의적인 게임 방해행위를 골라내게 됩니다.

알파고처럼 데이터를 계속 축적해가며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다음에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게 하는 학습과정이 추가돼 시스템적으로 점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인데요.

'LoL'에 적용된 머신러닝은 지난해 총 4만3596개의 계정을 영구이용정지 처리했고 비인가 프로그램 감지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중에 있는데요. 이용자들은 그래도 비인가 프로그램의 사용자가 버젓히 돌아다니고 있다며 감시 강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현재의 자가 학습 인공지능인 '머신러닝'은 더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머신러닝'이 게임에 적용된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데이터의 양이 늘고 자가 학습 횟수가 증가할 수록 그 정확도도 비례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머신러닝'이 점차 개선되며 충분한 학습이 뒷받침됐을 때, 비 인가 프로그램과 비매너 플레이어 없는 'LoL'을 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그렇다면 인간의 학습은? '게임뇌' 지능 1.75배 높다

[핫이슈 빅3] '알파고·머신러닝·인간' 모두 게임으로 '학습'

위에서 살펴봤듯이 인공지능들이 게임을 통해 자가 학습 능력을 키워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간의 경우는 어떨까요? 인간의 학습과 지능 발달에도 게임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게임을 들어 4대악이니 마약이니, 사회성 저하, 짐승뇌 등으로 언급했지만 적당한 게임 플에이가 지능과 사회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인데요.

지난 주 영국 외신 데일리메일은 미국 콜롬비아 대학과 프랑스 파리 데카르트 대학의 공동 연구 결과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똑똑하고 학교 성적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는데요. 기존 게임에 대한 인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결과이기에 더욱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등 7개국에 사는 6세에서 11세의 유럽 어린이 3195명과 그들의 부모 및 교사를 대상으로 게임이 이들의 정신 건강과 인지능력, 사회성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표본 중 약 20%의 어린이가 일주일에 5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이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 아이에 비해 지적 기능이 1.7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학교 성적도 1.88배 더 높았는데요. 충분한 표본 숫자를 확보한 후 또래 집단을 비교한 결과기에 기존의 속설을 충분히 깨트릴 수 있는 결과로 보입니다.

특히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사회성이 뛰어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좋은 것으로 관찰되는 등 사회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연구팀은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아이들이 정신 건강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 중독을 막으려는 부모의 노력과 책임이 부족한 것"이라며 "절대 아이들이 게임에만 몰두하게 내버려 두지 말라"고 강조했는데요. 부모의 책임을 게임의 탓으로 돌려서는 아이만 상처받을 것이라는 연구팀의 조언이 굉장히 와 닿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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