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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은상 대표 "접속률보다 만족도 높은 게임"

카본아이드가 2년간 숨죽이며 준비해온 신작 3종을 드디어 공개했다. 지난 2014년 3월 설립된 이래 일체의 외부 활동 및 작품 공개 없이 묵묵히 개발에만 매진해온 카본아이드의 첫 번째 공개 간담회가 29일 열린 것.

카본아이드(대표 이은상)는 29일 역삼동 마루180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자사의 신작 3종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알렸다.

이은상 대표는 "접속율이 높은 게임보다는 만족율이 높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임직원 50여 명이 자신이 하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즐겁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창업자이자 NHN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직을 거친 이 대표가 설립한 카본아이드는 텐센트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한 회사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카본아이드의 신작과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카본아이드 이은상 대표와 최영호 실장, 정혁 프로듀서가 참여한 질의응답 시간에는 창립 이래 첫 외부 공개 행사이니만큼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다음은 질의응답 전문이다.

좌측부터 카본아이드 최용호 사업운영 이사, 이은상 대표, 정혁 프로듀서
좌측부터 카본아이드 최용호 사업운영 이사, 이은상 대표, 정혁 프로듀서

CI가 눈 모양인 것이 전 회사와 비슷한데.

이은상=의도한 것은 아니다. 아이덴티티 설립 당시에는 영화도 있고 '아이덴티티'라는 이름에 꽂혀서 그로 정했었다. 이번에는 종족이라는 데 꽂혔다.

3가지 게임을 직접 서비스할 것인지.

이은상='나이츠폴'은 꼭 스스로 서비스하고 싶다. 다른 게임은 좋은 퍼블리싱사를 찾는 중이다. 개발 인력은 작은 규모로 50여 명의 직원과 함께하고 있다.

터치 하나만으로 즐기는 게임이란게 특이한데.

이은상=조작이 복잡하고 많은 것을 구현하면 이용자들이 감동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쉬운 조작감이라도 재미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 입력은 간단하되 내부 콘트롤은 복잡하도록 하고 있다. 접속률이 높은 게임보다는 만족감이 높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해외를 겨냥한 듯한 모습이 보인다.

최영호=사업상 정해진 것은 '나이츠폴'의 국내 서비스는 우리가 한다 정도다. 해외나 국내 시장을 결정해서 개발한 것은 아니다. RPG 주류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게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소수 이용자가 선택하더라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시장 대세인 하드코어 RPG와는 많은 면에서 다른 게임으로 보인다.

이은상=한손 플레이를 채택하며 너무 단순해지지 않겠냐보다는 오히려 모바일에서 왜 어려운 게임을 해야하느냐는 것에 집중했다. 핸드폰에서 정말 쉽게 스릴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싶었다. 접속률이 높은 게임보다는 만족도가 높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꼭 성장 파밍 뽑기 요소가 있어야만 재미가 있을까?에서 시작했다. 접해보시면 다른걸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게임 내 밸런싱에 크게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이는데.

정혁=최적의 게임 밸런스는 이용자들이 시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판, 두판만해도 가설을 3개, 4개 세울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잘된 레벨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용자가 이 가설대로 스테이지 공략을 시도했을 때 바로 가설이 맞는지 판단이 오는 것이 맞는 형태의 레벨 디자인이라고 본다. 인게임 오브젝트 배치를 1mm씩 이동해가며 몇 백번씩 플레이하며 밸런싱했다.

BM이 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정혁=최근 게임들처럼 강하게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어느 정도 쓰게 된다. "이 정도 시도했으면 돈을 쓸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하는 느낌으로 넣었다. BM이 불공정하거나 납득하기 힘든 선의 BM은 넣지 않았다.

주안점은 무기 강화도 캐릭터 육성도 아니다. 모든 스테이지를 아이템이 없어도 꺨 수 있게 제작했다. 스테이지에 진입할 때 스테이지 클리어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사서 입장할 수 있다.

최용호=스테이지 기반 게임으로 각 스테이지에서 추가 아이템을 구입해 전투에서 사용하게 된다. 아이템 자체가 밸런싱을 크게 해치지는 않는다. 정복자 모드에 BM이 집중돼 있다고 보시면 된다. 기간 단위의 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용자가 계속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병사를 계속 구매해야하는 시스템이다. 소프트론칭 후 좀더 다듬을 계획이다.

'타이니폴'은 좀더 대중적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용자풀이 넓으면 의미있는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은상=BM을 많이 준비했다고 하는게 옳은 말인지 모르겠다. '기간틱쇼크'를 예로 들면 보스 공략을 준비하는 동안 여러 활동과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임이 해외 이용자에게 어필하기 좋아보이는데.

이은상=50년의 게임 역사 동안 제가 가장 좋아한 게임들은 다 첫인상이 이상했다. 하다보니 매력을 느껴 계속 즐기게 된 경우가 많았다. 세상에는 다 익숙한 게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접해보는 게 국내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해외를 타겟으로 했다기 보다는 핸드폰을 가지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런 것을 원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물론 한국과 중국 등은 큰 시장이고 꼭 이용자분들을 만나보고 싶은 시장이지만 게임 자체는 개발 과정에서 특정 시장을 염두에 두거나 배제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 소수의 이용자들이 선택해주시더라도 꼭 선보이고 싶다.

[인터뷰] 이은상 대표 "접속률보다 만족도 높은 게임"

공개된 첫 타이틀이 특이한 만큼 앞으로의 카본아이드 작품도 이런 느낌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은상=독특한 게임만을 만들기 위한 것은 아니다. 과감한 시도를 하는 소규모 집단이 될 것 같다.

'나이츠폴' 게임성으로 공성전의 재미를 살릴 수 있을지?

정혁=공성전에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처럼 복잡해지거나 자신이 뛰어들어 싸우는 방식이 있다. 우리는 최소한의 조작 방식을 넣고 이용자들이 이를 구경하기를 바랬다.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이게 정말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막상 시도해보니 이건 된다는 확신을 얻었다. 100대100, 200대200의 싸움이 꽤 그럴싸하게 느껴지실 것이다.

실시간 대전이 있는지?

정혁=있다. '기간틱쇼크'의 경우 모든 보스 모든 스테이지를 싱글과 3인 멀티를 선택해 플레이하게 된다.

캐주얼 게임을 출시하며 중장년층을 공략할 자신이 있는지.

정혁='타이니폴'의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접근이 쉽고 조작성도 간편하다. 시도를 해보면 쫄깃한 레벨 디자인에 빠져들 것이라고 본다.

이은상=여성 게임, 아줌마 게임 이런 시장을 보고 만든 게 아니다. 개발진의 부인분들이 '나이츠폴'을 캐쥬얼 버전으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캐쥬얼은 사람들 마음속에 다 있다고 본다. 쉽고 간단하게 킬링 타임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다고 본다. 남자가 지하철에서 '캔디크러시사가'를 하면 이상하게 보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설 재미를 줄 수 있느냐가 문제같다. 오히려 국내 시장에 모바일 캐쥬얼 게임이 너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장르라고 압축해 말해줄 수 있을지.

최용호=내부적으로 무슨 장르일까 하는 말을 많이 나눴다. 기존 장르로 구분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다. 슈팅에 전략 디펜스, 퍼즐 등의 여러 요소가 들어가 있다. 장르를 규정하기는 힘든 것 같다. 이런 장르의 게임을 '폴' 게임이라고 할까 하는 내부적인 의견은 있다.

발표작 중 하나만 잘되도 '폴' 시리즈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차기작도 구상 중인지?

이은상='폴' 시리즈라니 굉장히 좋다. 앞으로도 많은 시도를 할 계획이다. 이런 시도들이 좋은 의미를 가져다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최종 버전은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인터뷰] 이은상 대표 "접속률보다 만족도 높은 게임"

'기간틱쇼크'를 더 자세히 소개해 달라.

정혁= 무기 타입이 여러가지다. 버튼만 눌러 공격하는게 아니라 버튼으로 조준하고 힘을 모아 보스의 포인트를 잡아 얼려서 폭탄을 붙여 부위 파괴를 노린다던가 하는 보스별 공략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딜러도 같은 딜러가 아니라 조준하고 있을 때 시간이 느리게 가는 딜러나, 같은 부위를 때리면 데미지가 높아지는 딜러가 있고 얼음 공격을 하는 서포터, 어그로를 끄는 서포터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무기 시스템을 굉장히 복잡한 고려를 거쳐 완성했다. 상위 아이템을 얻고 바꾸면 끝이 아니다. 파밍하는 아이템 레벨은 플레이어가 장착한 아이템 레벨에 맞춰 드랍되며 등급만 보스에 따라 바뀌어 떨어진다. 랜덤 옵션도 주어지며 일정 아이템을 소모시켜야 옵션을 해금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마을을 발전시킬 수 있다. 재료를 소모하고 사람을 구해 발전시키고 업그레이드해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펍에서 용병을 구하거나 아카데미를 업그레이드해 각 기사단에 명성을 얻기도 한다.

소프트런칭 지역은 어디로 생각하고 있는지.

최용호= 동남아 등 이용자풀은 높지만 객단가는 높지 않은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을 생각하고 있다.

'낯설다'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내부적인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최용호=이 부분 때문에 소프트론칭을 진행한다. 내부적으로는 수 차례의 사내 테스트를 거쳤지만 실제 이용자의 반응이 궁금했다. 정말 낯설어서 재미가 전달이 되는지 안 되는지가 소프트론칭 동안 중점적으로 테스트할 점이다.

이은상='낯설다'는 긍정적인 의미였다. 부정적인 의미라고 생각하지 앟았다. 낯설음 속에 익숙함이 존재하고 있다. 이 안에 참신함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최용호=큰 시장이기 때문에 좀더 갖춰지고 나서 생각해볼 시장이라고 본다. 아직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진 않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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