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이슈] '수수료만 1조원' 구글코리아, 세금은?

[이슈] '수수료만 1조원' 구글코리아, 세금은?
지난해 구글이 구글플레이를 통해 국내 매출 약 4조5000억 원을 거뒀지만 해외 법인을 통해 한국 매출과 다른 나라 매출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어 문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유사한 방식으로 한국 지사를 운영하던 오라클이 조세탈루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3000억 원 대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해, 정부의 움직임에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는 최근 발간한 '2016 대한민국 무선인터넷 산업 현황'을 통해 지난해 한국 앱 시장 전체 매출액 7조666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구글플레이는 전체 매출의 58.2%에 달하는 4조4656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매출 중 30%를 수수료로 취하고 있어 지난해만 1조3000억 원이 넘는 순매출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MOIBA 측이 2017년 구글플레이 매출이 5조 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한 만큼 올해 구글의 매출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앱 마켓별 콘텐츠 매출 현황(출처: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2016 무선인터넷 산업현황 실태조사')
앱 마켓별 콘텐츠 매출 현황(출처: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2016 무선인터넷 산업현황 실태조사')

문제는 구글의 한국 법인 구글코리아가 유한회사로 등록돼 매출이나 세금을 공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구글은 한국 마켓에서 발생한 매출도 싱가포르에 위치한 구글아시아태평양유한회사를 통해 다른 아시아 국가의 매출과 합산 집계한다.

구글의 이같은 방식은 이전부터 국내 과세를 피하기 위한 수법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른 나라에서도 구글의 행태는 큰 골칫거리다. 지난해 1월 영국 정부는 구글에게 1억3000만파운드(약 1850억원)의 체납 세금을 추징했고, 이탈리아 세무당국도 1억5000만 유로(한화 약 2000억 원)의 체납 세금을 걷었다. 인도네시아 세무당국은 구글과 체납 규모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추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로 세계 각국은 구글로 대표되는 다국적 기업에 제대로 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일명 '구글세'로 불리는 '국가 간 소득이전 및 세원잠식 프로젝트'(BEP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껏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스타벅스 등은 세법이나 조세조약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세원 규모를 줄이거나 수익을 역외로 이전시켜 조세를 회피해 왔다.

각국 정상이 '구글세' 프로젝트에 합의한 2015년 터키 G20
각국 정상이 '구글세' 프로젝트에 합의한 2015년 터키 G20

이 기업들은 조세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일명 '세금쇼핑'을 통해 법인세율이 낮은 곳에 페이퍼컴퍼니 등을 세워 지식재산권 등을 몰아주고, 세율이 높은 국가에 있는 해외법인이 거둔 이익을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넘겨 비용을 공제받는다. 법인세율이 미국(35%), 일본(32%), 영국(20%) 등에 비해 12.5%로 낮은 아일랜드에 다국적 기업이 많은 이유다.

국내에서도 지난 19대 국회 진행 당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20대 국회에서 법 제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최근 한국오라클이 '조세회피처' 아일랜드를 경유하는 방법으로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약 2조 원의 수익을 누락해 국세청으로부터 3147억 원의 과징금을 선고받으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문제가 된 한국오라클의 조세회피 방법이 구글 등의 외국계 유한회사의 주요 전략과 유사하기 때문. 해외에서 집계되는 국내 매출에 대한 제대로 된 추적과 파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어 이후 국세청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모든 나라에서 해당 국가의 세금 법규를 준수한다"며 "이미 구글코리아도 감사를 받았으며 법규 준수에 대한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

ad